루터는 이 책에서 교황은 자신을 보호하고 개혁을 피하기 위하여 세 개의 장벽drei Mauern을 두르고 있다고 비판한다. (1)성직자의 권위가 세상권위 보다 우위에 있다는 것, (2)교황만이 성서를 실수 없이 해석할 수 있다는 것, (3)교황만이 합벅적 공의회를 소집할 수 있다는 것이 그것이다. 이런 전제 위에서 루터는 교황의 거짓과 교활한 책략, 월권행위 등을 조목조목 따져 나간다. 예를 들면 면죄부나 고해증서, 식사허가증 따위를 팔거나 성직을 교묘하게 팔아서 로마의 부를 쌓아가는 갖가지 방법들에 대해 상세히 열거한다. 그 밖에 성직자의 결혼문제, 탁발수도원의 문제, 로마순례 및 미사집전, 성사의 문제, 청소년의 성서교육, 대학개혁 등에 관해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고, 이를 독일의 기독교 귀족들에게 호소한다. 심지어 독일인들 스스로 개혁할 점들, 예컨대 사치스런 의복 금지, 향신료 사용의 절제, 폭음과 폭식의 문제까지 세심하게 거론하고 있다.

｜차 례｜

마르틴 루터의 삶 4

독일 기독교 귀족에게 고함
- 현 기독교 상황의 개선에 관하여 10

옮긴이 후기 155
찾아보기 159
마르틴 루터 연보 164

｜지은이｜

마르틴 루터

1483년 11월 10일 독일 아이슬레벤Eisleben에서 아버지 한스 루터Hans Luther와 어머니 마가레테 린데만Margarethe Lindemann 사이에서 태어났다. 마그데부르크와 아이제나흐에서 초등 및 중고등교육에 해당하는 기초교육을 마친 뒤, 1501년 에르푸르트대학에서 교양과정을 수료한다. 1507년에는 신부가 되고, 이후 1512년에는 프리드리히 선제후選帝侯가 창설한 비텐베르크대학교에서 신학박사 학위를 받는다.
비텐베르크에서 친구인 요한 폰 슈타우피츠의 교수업무를 물려받아 신학 강의를 시작하였고, 1517년 10월 31일 <면죄의 힘에 관하여Uber die Kraft des Ablasses>라는 제하題下의 <95개 논제>를 비텐베르크 슐로스 교회 대문에 내걸게 됨으로써, 흔히 종교개혁이라고 부르는 종교적-정치적 운동의 신호탄이 발사된다.
이어서 1520년에 <<독일 기독교 귀족에게 고함An den christlichen Adel Deutscher Nation>>과 <<기독교인의 자유에 관하여Von der Freiheit eines Christen Menschen>>을 발표한다.
이로 말미암아 결국 루터는 파문장破門狀을 받게 되고, 이듬해 1521년에는 보름스Worms 의회에 소환되어 카를 5세 황제의 심문을 받는다. 여기서도 그는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았는데, 그는 심문을 받고 돌아가다가 작센의 선제후 프리드리히 현공賢公에 의해 바르트부르크 성에서 숨어 지내며 보호를 받을 수 있게 된다. 바로 이 시기에 독일 역사상 매우 중요한 신약성서의 독일어 번역이 완성된다.
한편 루터가 성서 번역에 몰두해 있는 동안, 비텐베르크에서는 칼슈타트가 이끌던 과격파들이 지나치게 급진적인 개혁운동을 벌였고 얼마 뒤 농민전쟁(1524-1525)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된다. 
그리하여 종교개혁은 이제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드는데, 루터는 종교개혁의 과격파나 농민운동 지지자들에 대해서는 성서신앙 본연의 입장을 고수함으로써 그들과는 뚜렷한 선을 긋는다. 이후 그는 1525년 16세 연하의 카타리나 폰 보라와 결혼하였고, 만년에 이르기까지 한편으로는 로마 가톨릭교회에 대항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급진적 개혁파와 싸우며 살아간다. 특히 에라스무스와 같은 인문주의자와의 치열한 논쟁은 유명한 역사적 사건으로 남게 된다. 1546년 루터는 영주들 사이의 분쟁을 해결하려고 여행하다가 자신의 고향인 아이슬레벤에서 삶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