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 도서
마수농언 역주
저 자 최덕경
발행일 2020-06-10
판 형 신A5
ISBN 9788984119468
페이지수 352
정 가 28,000




본서는 청대 산서山西 출신인 기준조(祁寯藻: 1793-1866년)가 함풍咸豐 5년(1855)에 간행한 농서이다. 『마수농언馬首農言』의 ‘마수’는 산서성 수양현壽陽縣의 옛 이름이며, ‘농언’은 농업, 농촌 및 농민에 관한 다양한 기록을 모은 것이다. 기존의 농서가 뚜렷한 경계가 없는 폭넓은 지역의 농업(기술)에 대한 서술이었던 것에 반해, 본서는 수양현의 농업현실 전반을 주목하고 있다. 특히 격동의 19세기에 출판되어 당시 이 지역 농촌의 실상을 구체적으로 묘사함으로써 전통의 농업과 농촌의 문화가 어떻게 계승되고 변모되었는지를 잘 보여 주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롭다.
본서의 주된 내용은 앞의 구성에서 보듯이 수양현의 농업과 농민의 모습이다. 「파종과 재배[種植]」편을 보면 가장 먼저 곡자(穀子; 조)가 등장하고, 이어서 흑두, 맥麥, 고량, 소두, 기장, 메밀, 귀리 순이며, 외[瓜], 마늘 등이 재배되고 있다. 중심 재배작물이 조와 콩, 그리고 맥, 기장이었던 것을 보면 이 지역이 전형적인 한전지대였음을 알 수 있다. 다만 수양현의 기후조건이 화북의 다른 지역에 비해 다소 한랭했는데, 이런 모습이 농언 중의 절기를 통해 잘 표현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재배작물을 인문학적으로 자세하게 소개하고, “조는 지난해 콩밭에 파종한다.”는 것처럼 콩과작물과의 윤작을 중시하고, 토양에 따른 파종량 등 그동안의 생산경험을 자세하게 언급하고 있다. 나아가 파종 전에 갈이, 써레질 및 호미질의 횟수까지 언급하며, 그 결과 곡물이 충실해진다는 사실을 수치로써 제시하고 있다. 게다가 토양의 종류에 따라 파종량을 달리하고, 김매기를 통해 복토와 모종을 조정하고, 습기의 정도에도 깊은 주의를 기울였으며, 보상保墒법과 발아를 위해 갈이의 심천深淺을 수치와 확인방식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은 이전의 농서에서 볼 수 없는 특징이다.
본서의 내용에서 주목되는 또 다른 부분은 농언農諺이다. 별도의 항목을 만들어 사시四時와 경작활동에 따라 223개의 향촌의 속어俗語인 농언이 자세하게 소개되어 있다. “호미 끝에 물이 있다.”, “밀은 일찍 수확하면 낟알이 누런 콩보다 크고, 기장을 일찍 수확하면 짚이 한 무더기이다.” 등과 같이 이를 잘 준수하면 수확할 수 있으나 이를 어기면 수확을 잃게 된다고 하여 오랫동안 지역의 경험이 농언을 통해 믿음으로 자리 잡아 왔음을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오곡병五穀病」의 항목에서는 한전작물의 질병 23가지의 원인을 적기하여 생산량의 증대를 도모했으며, 또 「곡물가격과 물가[糧價物價]」편에서는 1759-1854년까지의 곡물, 농기구 및 일용품의 가격변동의 원인을 살피고, 특히 6-8명의 교활한 자들이 물건을 매점매석하고 가격의 상승을 부추기며, 이익을 독점함으로써 억만 사람이 고통을 받고 인간관계까지 황폐해지고 있음을 직시하였다. 이를 막기 위해 화육化育의 순환을 강조하고, 마을공동체가 함께 「재난대비[備荒]」하는 방법까지 제시하고 있다. 이처럼 농업생산과 외부유입상품의 유통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점과 그 대책까지 제시한 것은 일반 농서에서는 찾아볼 수 없으며, 이는 당시 사회발전과 농촌경제를 이해하는 중요한 자료이다. 게다가 본서는 농법과 농업기술뿐만 아니라 다양한 신에게 제사하여 화합을 도모했던 「사당제사[祠祀]」와 상례, 장례절차, 효의 변화 및 귀신에 대한 편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민속을 「잡설雜說」 항목에 모아 소개하고 있다. 이처럼 본서에 농업과 농민의 생활과 민속, 농촌의 일상이 종합적으로 담겨 있기 때문에 농언農言이란 제목을 붙인 듯하다.
『마수농언』에 대해 우리 학계의 연구는 여전히 극히 초보단계에 머물고 있다. 중국문명의 요람이었던 화북지역의 한전농업은 『여씨춘추』, 『제민요술』, 『사시찬요』와 『농상집요』 등에서 잘 묘사되고 있으며, 이들 농업기술은 국가경제의 기초를 이루었다. 점차 경제중심지가 강남의 수전지대로 이전하면서 화북농업은 크게 주목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등장한 19세기 『마수농언』은 그동안 화북의 한전 농업기술이 어떻게 변모되고 어떤 방향으로 전개되었는지를 파악하는 데 좋은 지침서가 된다. 사용된 각종 농구와 공구는 『왕정농서』 단계의 기술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자연의 점후에 의존하였지만, 궁벽한 지역에까지 외부 영향으로 인한 집시集市가 열리고, 향촌의 변화현상 속에서 기존의 농법이 잘 준수되지 않아 생산력은 떨어지고 목축업의 비중도 크게 약화되었음을 살필 수 있다. 18세기 이후 수양현에도 수로[渠]를 개척하여 관개를 시작하였으며, 회회回回의 배추, 당근 등의 작물이 소개되고, 비단 대신 면화가 자리 잡게 되는 등 기존의 농업생태계가 구조적인 변화를 겪고 있으며, 그로 인해 전통과 풍속이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지를 본서는 잘 보여 주고 있다.
● 역주자 서문
● 마수농언서(馬首農言序)
● 일러두기


마수농언馬首農言

제1장 지세와 기후[地勢氣候]
제2장 파종과 재배[種植]
1) 곡물과 파종
2) 토지 관리와 재배
제3장 농기구[
1) 기경(起耕) 농구
2) 죽제(竹製) 용구
3) 가공과 저장 용구
제4장 농언(農諺)
1) 사시(四時)의 농언
2) 파종
3) 정지(整地)와 재배
4) 물후(物候)
제5장 점험(占驗)
제6장 방언(方言)
제7장 오곡병(五穀病)
제8장 곡물가격과 물가[糧價物價]
제9장 수리(水利)
제10장 목축[畜牧]
제11장 재난대비[備荒]
제12장 사당제사[祠祀]
제13장 베짜기[織事]
제14장 잡설(雜說)
1) 상례(䘮禮)
2) 수양현(壽陽縣)의 경제와 풍습
3) 농가류(農家類)와 수양현의 저술
4) 수양현의 내력과 인물


부록附錄

부록1 왕녹우 『마수농언』 교감기[王菉友挍勘馬首農言記]
부록2 「마수농언서(馬首農言序)」(1)
부록3 「마수농언서(馬首農言序)」(2)
부록4 「마수농언주석 초판서언[馬首農言注釋序]」
부록5 「마수농언주석 재판서언(馬首農言注釋再版序言)」
부록6 기준조의 편년표[祁寯藻事略編年表]

● 中文介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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著者_ 기준조(祁寯藻)

역주자_ 최덕경(崔德卿) dkhistory@hanmail.net
경남 사천 출생
문학박사이며, 국립 부산대학교 사학과 교수를 거쳐 현재 명예교수로 있다.
주된 연구 방향은 중국농업사, 생태환경사 및 농민생활사이다. 중국사회과학원 역사연구소 객원교수를 역임했으며, 북경대학 사학과 초빙교수로서 중국 고대사와 중국환경사를 강의한 바 있다. 저서로는 『중국고대농업사연구』(1994), 『중국고대 산림보호와 생태환경사 연구』(2009), 『동아시아 농업사상의 똥 생태학』(2016)과 『麗·元대의 農政과 農桑輯要』(3인 공저; 2017)가 있다. 역서로는 『중국고대사회성격논의』(2인 공역: 1991), 『중국의 역사(진한사)』(2인 공역; 2004), 『진한 제국경제사』(2인 공역: 2019)가 있고, 중국고전에 대한 역주서로는 『농상집요 역주』(2012), 『보농서 역주』(2013), 『진부농서 역주』(2016), 『사시찬요 역주』(2017) 및 『제민요술 역주』(2018) 등이 있다.
그 외에 한국과 중국에서 발간한 공동저서가 적지 않으며, 중국농업사, 생태환경사 및 생활문화사 관련 논문이 100여 편 이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