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 도서
[세창프레너미 006]
쇼펜하우어 vs 니체
저 자 이서규
발행일 2020-09-07
판 형 변신A5판
ISBN 9788984119727
페이지수 376
정 가 22,000




쇼펜하우어의 주장은 니체철학의 형성에 영향을 끼친다. 그러나 니체는 이러한 쇼펜하우어의 영향을 넘어서 자신의 철학을 전개한다. 쇼펜하우어의 철학은 의지의 부정을 궁극적인 목표로서 제시한다는 점에서 힘에의 의지를 긍정하는 니체의 철학과 구분되어야 한다. 쇼펜하우어와 니체의 철학은 삶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에서 서로 다른 입장들을 제시하기도 했지만, 이들의 철학은 전통형이상학을 해체하면서 세계 속에서 의지가 드러나는 다양한 측면들을 논의한다는 공통분모를 지니고 있다.
특히 쇼펜하우어와 니체의 철학은 왜곡된 삶을 회복시켜 인간과 세계의 관계를 새롭게 해석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찾아볼 수 있다. 여기에서 우리는 전통철학의 왜곡된 담론들 속에서 만들어진 인간과 세계이해를 해체하면서 새로운 철학적 사유의 지평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쇼펜하우어와 니체의 철학에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
글쓴이의 말

제1장 생애
1. 쇼펜하우어의 생애
1) 쇼펜하우어의 유년기와 아버지
2) 어머니와의 관계
3) 괴팅겐대학 시기
4) 베를린대학의 사강사 시기
5) 프랑크푸르트 체류 시기
2. 니체의 생애
1) 니체의 유년기
2) 본대학 시기
3) 바젤대학의 교수 시기
4) 병과 투쟁하는 노년기

제2장 인식론
1. 쇼펜하우어의 인식론
1) 칸트의 영향
2) 충분근거율의 네 가지 형태
3) 표상으로서의 세계
4) 직관적 인식과 추상적 인식
5) 이성과 학문의 한계
2. 니체의 인식론
1) 인식과 학문비판
2) 관점주의
3) 해석으로서의 세계
4) 언어의 기원과 세계경험

제3장 자연철학
1. 쇼펜하우어의 자연철학
1) 목적론과 기계론비판
2) 몸과 의지
3) 자연에서의 의지
4) 의지의 객관화와 이념
5) 자연에서 인간의 위치
2. 니체의 자연철학
1) 그리스도교적 세계관 비판
2) 세계경험과 몸
3) 인과법칙의 한계
4) 자연의 인간화와 인간의 자연화
5) 힘에의 의지로서의 자연

제4장 윤리학
1. 쇼펜하우어의 윤리학
1) 칸트윤리학 비판
2) 인간의 자유의지
3) 인간의 이기적 본성
4) 동정심의 윤리
2. 니체의 윤리학
1) 칸트윤리학 비판
2) 도덕의 기원
3) 원한감정
4) 주인도덕과 노예도덕
5) 거리의 파토스

제5장 형이상학
1. 쇼펜하우어의 형이상학
1) 염세주의
2) 살려는 의지와 고통
3) 고통의 극복과 이념조망
4) 금욕주의
5) 의지의 부정
2. 니체의 형이상학
1) 가치의 가치전도
2) 대지의 철학
3) 생성세계와 영원회귀
4) 비극적 사유
5) 인간과 초인
6) 운명애

글을 마치면서

참고문헌
이 서 규

건국대 미생물공학과와 동국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건국대 대학원 철학과 석사과정을 졸업했다. 독일 레겐스부르크대학과 튀빙겐대학에서 철학, 종교학, 사회학을 연구했으며, 뷔르츠부르크대학에서 하이데거에 관한 논문(Existenz und Ereignis. Eine Untersuchung zur Entwicklung der Philosophie Martin Heideggers, 1999)으로 철학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제주대학교 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역서로는 『니체와 전통해체』(서광사, 1999), 『인간과 실존』(이문출판사, 2000), 『철학과 철학자들』(이문출판사, 2000), 『어느 한 인간의 죽음』(오감도, 2002), 『삶과 실존철학』(서광사, 2002), 『현대철학의 이해』(건국대출판부, 2003), 『쇼펜하우어의 철학』(이문출판사, 2004),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번역, 지만지, 2008), 『하이데거철학』(서광사, 2011),『철학의 시대』(공저, 해냄출판사, 2013), 『쇼펜하우어 철학이야기』(서광사, 2014)가 있으며, 「쇼펜하우어의 이념에 대한 고찰」, 「쇼펜하우어주의자로서의 니체」, 「개체화 원리에 대한 니체와 쇼펜하우어의 해석」, 「쇼펜하우어의 자살개념에 대한 고찰」, 「쇼펜하우어와 프로이트의 무의식개념: 프로이트의 무의식개념에 끼친 쇼펜하우어의 영향」, 「쇼펜하우어의 칸트해석에 대한 고찰」 외 다수의 논문이 있다.
두 천재 철학자, 의지로서의 세계를 열다
쇼펜하우어와 니체는 모두 세계가 의지로 이루어졌다는 철학을 전개하였다. 쇼펜하우어는 모든 존재에게서 살려는 의지를 보았고, 니체는 모든 존재에게서 힘에의 의지를 보았다. 두 천재 철학자가 얘기하는 의지는 조금 다르지만, 이 둘은 모두 전통 철학이 제시하던 세계를 의지라는 망치로 허물어 버리고 새로운 세계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아주 큰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또, 우리가 살아가는 현재 이 세계가 고통으로 얼룩진 세계라고 본 점도 이 둘의 큰 공통점이다. 그러나 이들은 그것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 것인가, 이러한 세계와 인간은 어떻게 관계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서로 다른 생각을 펼쳐 놓았다.

모든 삶의 역사는 고통의 역사다!
먼저 쇼펜하우어는 우리에게 염세주의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쇼펜하우어는 우리의 세계가 고통으로 얼룩져 있으며, 이 고통의 원인은 바로 살려는 의지라고 말한다. “인간과 세계의 존재가 맹목적인 의지에 이끌려 가는 고통 자체”라고 본 쇼펜하우어는 인간은 특히, 이성이 있기 때문에 다른 존재보다도 더욱 고통에 시달린다고 말한다. 쇼펜하우어는 이러한 고통에서 벗어나는 방법으로 이념조망을 제시한다. 그에 따르면 “이념은 충동적인 살려는 의지가 가져오는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 준다. 이념은 “다양한 개체들의 존재를 가능케 하는 사다리의 역할”을 함으로써, “개체들의 동근원성을 관조”하여 “개체로 존재하는 것이 가져오는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 준다는 것이다. 즉, 쇼펜하우어는 살려는 의지와 개체성에서 벗어남으로써, 고통으로 가득한 의지로서의 세계를 극복할 수 있다고 한 것이다. 쇼펜하우어는 이렇게 의지를 부정함으로써 고통으로 가득 찬 세계를 극복하고자 했다.

이것이 삶이었던가? 그렇다면 다시 한번!
니체도 물론 세계는 고통으로 가득 차 있다고 보았다. 그러나 니체는 쇼펜하우어와 달랐다. 비록 모든 존재의 삶은 유한하고 불완전하며, 따라서 고통스럽지만, 그럼에도 이러한 고통을 “회피하거나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니체는 ‘비극적 사유’를 제시한다. 니체에 따르면 비극적 사유는 “유한성과 실존의 고통을 승화시켜 삶의 무한한 긍정으로” 이끄는 “새롭고 좀 더 차원 높은 실존의 수단”이다. 그리고 이렇게 “실존의 고통 속에서도 삶을 긍정하는 인간”이 됨으로써, 우리는 “가치의 데카당스로부터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인간”, 즉 초인으로 나아갈 수 있다. 이러한 초인은 쇼펜하우어와는 달리 의지를 적극적으로 긍정하는 인간이며, 인간을 극복한 인간이다. 이처럼 니체는 힘에의 의지를 적극적으로 긍정함으로써 삶을 극복하고, 인간을 극복할 수 있다고 보았다. 그리고 이 극복을 위해서는 삶의 고통조차도 “다시 한번!”이라고 외칠 줄 알아야 하는 것이다.

삶의 철학자, 전통의 파괴자로서 쇼펜하우어와 니체
이처럼 쇼펜하우어와 니체는 삶의 고통을 마주하는 방식과 극복의 방식에서 서로 달랐지만, 무엇보다 이 둘을 긴밀하게 연결하고 있는 것은 인간의 이성에 주목하던 전통 철학을 해체하고 인간의 몸성을 제시하면서 “인간과 세계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제시”한 철학자라는 사실이다. 비록 그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이 고통스러운 세계에 내던져진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두 천재의 답은 달랐지만, 이 둘은 무엇보다도 “삶”에 깊은 관심을 두었다. 결국 우리는 모두 “삶”을 살아가는 존재다. 이 고통을 어떻게 마주할 것인가에 대한 답은 모두가 다를지라도, 우리가 이 고통을 마주해야 한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그러나 우리는 늘 서툴고 미숙하기에 혼자로서는 어려울지 모른다. 어쩌면 이 두 철학자와 함께 걷다 보면 우리만의 답을 찾을지도 모른다. “그대들 자신을 발견”하라는 니체의 마지막 말처럼.
쇼펜하우어에 따르면 객관을 원인으로 삼는 실재론과 객관을 주관의 결과로 삼는 관념론 그리고 세계의 실재성에 대해서 의심하는 회의론 모두가 충분근거율을 주관과 객관 사이에 적용시킬 때 일어나는 오류일 뿐이다. 실재론은 객관을 주관의 원인으로 그리고 관념론은 주관을 객관의 원인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주관과 객관 사이에는 근거율이 적용될 수 없다. 이 점을 간과하기 때문에 실재론과 관념론은 끊임없이 대립하였던 것이다. _53쪽

니체는 전통형이상학이 규정한 인간과 세계의 왜곡된 주장들이 가져온 결과들을 비판한다. 특히 전통형이상학이 만든 이원론에 의해서 인간의 현사실적인 삶이 부정되고 나아가서 초월적 세계를 상정하면서 인간의 세계경험은 변질되어 버렸다. 참된 세계, 본질세계, 불변하는 세계와 같은 표현들은 형이상학에 의해서 오염된 추상적인 개념들일 뿐이며 의미 있는 세계경험을 가로막는다는 것이 니체의 지적이다. _89쪽

쇼펜하우어는 자연 전체의 본질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의지의 객관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본다. 여기에서 우리는 의지가 객관화된 것을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하나는 비유기체적인 자연이고, 다른 하나는 유기체적인 자연이다. … 그런데 자연력에 대한 언급에서 흥미로운 것은 이러한 자연력을 그 자체가 원인이나 결과인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_146-147쪽

니체의 자연철학은 근대의 인식론적 특징인 주관의 주관성에 대한 비판을 바탕으로 하는데, 이것은 자연을 주관에 대한 객관으로서 파악하는 것을 거부하기 때문이다. 근대적 인식론의 태도는 자연을 주관에 거슬러 있는 대상으로서 규정한다. 그러나 니체는 이러한 주관성에 대한 집착을 벗어나서 자연의 해방을 선포한다. … 자연은 굳이 인간의 관점에서 표현하자면 수많은 존재의 측면을 갖고 있다고 말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세계는 끊임없이 새롭게 해석되어야 한다는 것이 니체의 입장이다. _184쪽

쇼펜하우어의 윤리학은 동정심의 윤리학이다. 동정심은 도덕적인 규범이나 명령이 아니라 세계의 본질과 삶에 대한 근원적인 통찰에서 비로소 주어지는 상태이다. 또한 동정심은 개념에 의한 추상적인 인식을 통해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의지에 의해서 이끌려 가는 삶의 본질을 통찰할 때 비로소 주어진다. _216쪽

니체가 주인도덕을 통해서 드러내려고 하는 것은 타인에 대한 공감이나 동정심이 잘못하면 타인의 존재에 대한 평가절하나 타인에 대한 자신의 우월감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도덕은 오히려 타인의 존재를 훼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니체는 강자들은, 즉 고귀한 인간들은 존경하는 법을 아는 사람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_251-252쪽.

쇼펜하우어에 따르면 이념의 관조는 인식이 의지에 기여하는 것을 부정하는 순수인식주관의 상태에 도달하면 가능하다. 우리는 순수인식주관이 될 때 “세계를 보는 하나의 눈”이 된다. 우리는 이념의 관조를 통해서 개체들의 차이성을 지양하고 의지에 이끌려 가는 모든 개체의 삶을 고통스러운 것으로 바라보게 된다. 순수인식주관이 수행하는 이념의 관조는 개체의 존재를 사로잡고 있는 의지의 욕망으로부터 벗어나게 하고 의지에 사로잡히지 않는 존재 방식에 도달하게 한다. _294-295쪽.

비극적 사유는 끊임없이 생성과 소멸이 이어지는 밤과 낮 사이에서 유한한 인간의 실존을 드러내 준다. 그러나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비극적 사유는 유한성과 실존의 고통을 승화시켜 삶의 무한한 긍정으로 이끈다. 그렇기 때문에 니체는 비극적 사유를 “새롭고 좀 더 차원 높은 실존의 수단”으로 규정한다. _347쪽.

쇼펜하우어와 니체는 인간의 몸성을 부정하고 이성을 전적으로 신뢰하는 전통철학의 사유방식을 해체하여 인간과 세계에 대한 새로운 해석들을 제시한다. 쇼펜하우어와 니체는 철학의 근본문제로서 ‘삶’이라는 현상에 주목하는데, 여기에서 이들은 유한한 인간의 삶이 경험하는 다양한 문제들에 대한 비판적 논의를 전개한다. _36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