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 도서
철학, 중독을 이야기하다
저 자 박남희 외 10인
발행일 2020-10-26
판 형 변신A5판
ISBN 9788984118324
페이지수 324
정 가 20,000




점점 더 분업화되고 전문화되어 가는 현대사회에서 무한경쟁과 속도전에 내몰리며, 소위 전문가라는 이름으로 일에 매진하도록 강요받는 우리. 지식을 추구한다는 미명 아래 전문적인 앎을 강요받으며, 편중되고 편협한 삶을 강요받는 우리는 너나 할 것 없이 일정 부분 중독된 삶을 살아간다. 더 나은 삶을 위한 일이 삶을 황폐하게 만드는 아이러니 ….

이처럼 새롭게 등장한 현대사회의 중독은 삶의 의미와 가치, 윤리가 하나로 합쳐진 문제로, 철학적인 문제와 맞닿아 있다. 우리가 알던 일상과 질서가 무너지고, 새로운 질서를 세워 나가야 하는 지금, 우리는 다시금 현대사회가 겪는 중독에 대해 철학적으로 고찰해 보지 않을 수 없다.
프롤로그

1부 중독, 무엇이 문제인가 –과잉과 결핍 사이에서 가다머와 함께 답하다
2부 내가 세상에서 제일 편할 때는? -중독, 소외, 자유 그리고 스피노자
3부 기호자본주의 시대와 중독 – 소비 중독과 진화론
4부 접속과 접촉 사이에서 살아가기 –스마트폰과 하이데거
5부 몸에 새겨지는 중독 –중독을 유발하는 교육
6부 우상을 보라! 이 사람을 보라! -우상 중독과 니체
7부 내가 나비인가? 나비가 나인가? -가상현실과 장자의 호접몽
8부 ‘나 중독’의 삶과 게임 중독 –게임 중독과 불교
9부 존재 기획의 자유 –중독과 사르트르
10부 화랑에 있는 그림은 누구의 그림일까? -레비나스의 향유 개념과 중독
11부 멈춤의 지혜 –성형 중독과 노자
박남희 희망철학연구소 소장
정대성 연세대학교 근대한국학연구소 HK 교수
박일준 감리교신학대학교 객원교수
서동은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칼리지 조교수
이은경 감리교신학대학교 객원교수
이동용 희망철학연구소 인문학교실 철학교수
이연도 중앙대학교 다빈치교양대학 교수
지헤경 희망철학연구소 인문학교실 철학교수
한상연 가천대학교 리버럴아츠칼리지 교수
심상우 강남대학교 인문과학연구소 연구교수
박승현 조선대학교 재난인문학연구사업단 HK 연구교수
2018년 국내 알코올 사용장애 진료 환자 7만 5천여 명
2019년 국내 청소년 스마트폰 과의존위험군 30.2%
2019년 국내 청소년 게임 과몰입위험군 2018년보다 약 1만 7천여 명 증가

국민건강보험공단, 과학기술통신부,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각각 발표한 통계에 따른 수치다. 과거에는 중독이라고 하면 알코올, 도박, 마약류와 관련하여 범죄와 직결되기 쉬운 중독이 대표적이었지만, 전자기기의 발달과 가상세계의 범람, 치열한 경쟁, 고독한 군중으로 점철된 현대사회로 돌입하면서 ‘중독’이라고 감지하기도 어려운 전혀 새로운 형태의 중독이 대두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현대인이 받는 스트레스가 가중됨에 따라 전반적인 중독 증세가 심해지고, 다양한 중독이 환절기 감기처럼 보편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코로나19로 기존의 일상과 질서는 무너지고, 2020년 현대인이 겪는 혼란과 스트레스는 극심해지고 있다. 무너진 일상의 대안으로 찾은 탈출구가 과몰입을 넘어 중독으로 번진다면, 우리는 남아 있는 일상도 지키지 못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직면한 새로운 중독 사태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중독은 의지가 약한 사람이 빠지기 쉬운 병일까?
단순히 스트레스가 모든 중독의 원인일까?
가다머와 스피노자, 장자와 하이데거, 사르트르와 레비나스, 진화론과 불교
중독에 빠진 우리 사회, 열한 가지 철학적 시선으로 이야기하다!

그간의 중독은 중독되는 대상과 원인이 확실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과학적이고 의학적인 분석과 진단이 중요했다. 그러나 현대사회의 우리가 겪는 중독은 그 근원을 규명하기도 어려운 원인들이 복합적으로 얽혀 발생하고 있다. 심지어 중독되는 대상도 수많은 가지를 치고 번져 나간다. 그리하여 현재 우리 곁에는 알코올과 도박은 물론, 스마트폰과 게임, 가상세계, 성형수술에 이르기까지 무궁무진한 중독 사태가 존재한다. 이제 과학적이고 의학적인 진단을 넘어, 중독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을 철학적인 시선으로 다시 볼 필요가 있다.

이 책은 총 11부로 나누어 현대사회의 다양한 중독을 철학적인 시선으로 파헤친다. 먼저 철학을 통해 중독이 무엇인지 규명하고, 한 명의 철학자, 혹은 하나의 사상을 렌즈로 하여 다양한 중독에 현미경을 갖다 댄다. 이 과정에서 중독이 단순히 의지가 약해서 빠지기 쉬운 병, 스트레스가 원인이 된 만성질환, 약물로만 치료가 가능한 병이 아니라, 좀 더 근본적이고 사회적인 원인으로 생겨난 증상임을 알 수 있다. 이 책은 중독에 빠진 우리 사회에 대해 가다머와 스피노자, 장자와 하이데거, 사르트르와 레비나스, 진화론과 불교 등 11가지 철학적 시선으로 이야기한다.


새롭게 정의하는 가장 인간적인 중독,
우리는 충분히 이겨 낼 수 있다

현대사회가 겪는 새로운 중독은 과거처럼 의학적 방법을 통해 치료될 수 있는 질환이거나 심리상담을 통해 교정될 수 있는 일탈에 국한되지 않는다. 매년 중독 증세를 호소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중독되는 대상도 점차 다양해지는 것을 보면, 우리는 좀 더 넓은 시각으로 중독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을 분석하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

<희망철학연구소>에서 철학을 연구하고 가르치는 이 책의 집필진이 찾은 해결방법은, 역시 ‘철학’이었다. 철학은 인간과 그 주변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현상들을 이해하는 가장 ‘인간적인’ 학문이다. 집필진은 현대사회가 직면한 새로운 형태의 중독 사태를 규명하기 위해 오랜 기간 자료조사와 연구에 매진했다. 이렇게 정리한 과학적 자료에 철학적 시선을 더해 새로운 탈중독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이 과정에서 어떤 중독은 우리 마음속에 숨겨진 또 다른 욕망의 결과물로 밝혀지고, 어떤 중독은 현대사회가 겪는 평범한 과도기의 일면으로 밝혀지기도 한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현대사회가 겪는 ‘가장 인간적인 중독’을 이야기하게 될 것이다.
p.25 철학은 중독을 치유하는 일의 처음에서부터 마지막에 이르기까지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즉 중독에 대한 개념 규정에서부터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전체적인 틀을 규정하고 구체적인 방안을 강구하며 시행하는 내용에 이르기까지 하나하나가 다 철학 하는 일 속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p.44 자기가 자기에게 낯선 사람이 되어 버리는 이런 현상이 곧 자기 자신으로부터의 소외이다.

p.60 반복적이고 강박적인 중독증상은 내가 네트워크의 한 노드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전 우주의 네트워크를 내 안에 통합하고 있는 주체임을 감히 선포하고 싶은 디지털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저항 아닐까?

p.105 사물과 교섭하고 타인과 사귀며, 자신이 가진 정보와 지식이 어떤 맥락에서 작용하는지를 모르는 채, 추상적으로 정리된 지식만을 암기하기에, 학생들은 알고리즘에 의해 작동하는 로봇과 같은 삶을 살아간다.

p.127 게임, TV, 영화, 유튜브 등의 영상매체를 단순히 소비하는 것은 아이들을 점점 수동적으로 만든다. 이렇게 이미 정해진 방식으로만 제공되는 시각 정보를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이게 되면, 아이들은 그것을 자기마의 방식으로 해석하여 내면화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p.177 우상과 이상, 중독과 열정은 전혀 다른 본성을 지녔다. […] 열정을 요구하는 이상은 포용적이고 다의적이지만, 중독으로 일관하는 우상은 배타적이고 독선적이다.

pp.205~206 우리는 여기서 ‘나비의 꿈’으로 표상되었던 꿈의 세계와 현실이 같은 차원에서 동일하다는 장자의 견해를 실감나게 확인할 수 있다. […] 가상현실에 내재된 문제와 그 대안을 모색하는 일 또한 여기에서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p.230 현실 속의 ‘나 중독자’들이 내면 깊숙이 자리 잡은 불안을 잊기 위해, 현실을 망각하고 나의 행복감과 만족감을 위해 움직이는 것처럼, 게임을 비롯한 다른 중독자도 마찬가지로 불안하고 불만족스러운 현실을 외면하고, 가상의 나를 통한 행복감을 느끼고자 하는 욕망으로 움직인다.

p.263 아무리 심하게 중독에 빠졌어도 아이는 결국 자동 기계가 아닌 것이다. 아이 자신에게는 그 자신을 위해 좋은 선택을 할 가능성이 언제나 주어져 있고, 실제로 언젠가 그 가능성을 현실화할 가능성 또한 다소간 주어져 있기 마련이다.

p.279 이들은 고통으로부터 벗어날 순간적인 출구로 약물과 알코올에 집중하게 된다. 자신의 집착과 욕망 때문에 만들어진 중독성 사고로 현실을 왜곡하여 보고 있다. […] 그런데 직면한 고통을 반성하지 않는 한 문제는 그리 수월하게 풀리지 않는다.

p.317 […] 작은 이익과 쾌락을 추구하기 위하여 무한 경쟁을 벌이게 되고, 종국에 가서는 자기 삶의 방향성과 가치를 상실하게 된다. […] 그래서 노자는 ‘멈춤을 알라’고 하면서, 끊임없이 불필요한 욕망을 줄여 나갈 것을 촉구하며, “(마음속에) 절박함을 가지고 사욕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