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 도서
[세창프레너미 009]
스피노자vs라이프니츠
저 자 서정욱
발행일 2021-03-25
판 형 변신A5
ISBN 9791166840128
페이지수 216
정 가 14,000




적이면서 친구인 관계에 있는 철학자가 많습니다. 그중에서 스피노자와 라이프니츠는 그야말로 전형적인 프레너미입니다.
우리는 흔히 스피노자와 라이프니츠를 가리켜 자유로운 철학 자라고 말합니다. 자유롭게 철학을 했다는 의미입니다. 이 말속에는 당시 철학을 했던 사람은 자유롭지 못했다는 말도 포함 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스피노자와 라이프니츠는 철학을 하면서 자유로웠을 까요, 아니면 그렇지 못했을까요? 두 사람의 행적에서 우리는 자유롭게 철학을 하지 못했다는 결론을 성급하게 내립니다.
하지만 이 두 사람이 철학을 했다는 것은 우리 모두 너무나 잘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우리는 두 철학자의 자유라고 말합니다. 당시 두 사람에게 철학이라는 자유는 외적으로는 다른 것을 하면서 혼자 몰래 숨어서 하는 것이었습니다
글쓴이의 말

제1장 스피노자와 라이프니츠, 두 천재 철학자의 삶
1. 은둔적 삶으로 더욱 빛난 스피노자
1) 유대교 파문이 준 자유
2) 철학과 종교, 조용함과 자유에 대한 사랑
2. 천재 라이프니츠의 성공적인 삶
1) 아버지의 서재에서 즐거움을 찾은 천재
2) 교수가 아닌 새로운 분야를 개척한 천재
3) 하노버 선제후국과 베를린학술원을 위한 마지막 봉사

제2장 스피노자와 라이프니츠가 바라본 신
1. 『신학정치론』에 나타난 스피노자의 신
1) 『신학정치론』의 집필 배경
2) 율법서에 나타난 예언과 예언자에 대한 스피노자의 생각
2. 『변신론』에 나타난 라이프니츠의 신
1) 『변신론』 집필의 배경
2) 『변신론』의 「머리말」에 나타난 라이프니츠의 악에 대한 변호
3) 『변신론』 「부록」에 나타난 라이프니츠의 신에 대한 생각

제3장 두 철학자가 반한 위험한 인물들
1. 스피노자가 반한 위험한 인물들
1) 아코스타의 자살
2) 마사니엘로의 피살
3) 쿠르바흐 형제의 몰락
4) 스승 판 덴 엔덴의 가르침
2. 라이프니츠가 반한 위험한 인물들
1) 토마지우스의 아리스토텔레스
2) 짧지만 강한 발명가 바이겔과의 만남
3) 권력의 핵심으로 가는 길에 만난 폰 보이네부르크
4) 권력의 핵심 쇤보른과의 만남
5) 권력을 쥐어 준 소피 모녀와의 만남

제4장 스피노자와 라이프니츠의 실체 개념
1. 『윤리학』에 나타난 스피노자의 실체
1) 존재론적 개념으로서 ‘실체와 양태’
2) 영원성, 무한성, 필연성으로서의 신
3) 신 즉 자연
2. 『단자론』과 『자연과 은총의 이성적 원리』에 나타난 실체 개념
1) 단자의 의미
2) 단자의 개별성과 영혼성
3) 단자의 창조
4) 정신만 있는 신, 육체가 없는 신
5) 『자연과 은총의 이성적 원리』에 나타난 실체 개념

제5장 신 존재 증명
1. 스피노자의 신 존재 증명
2. 라이프니츠의 신 존재 증명

제6장 결정론적 세계관과 예정조화설
1. 스피노자의 결정론적 세계관
2. 라이프니츠의 예정조화설

후기 스피노자와 라이프니츠
1. 헤이그의 두 철학자
2. 스피노자 대 라이프니츠

참고도서 및 약어
서 정 욱

계명대학교에서 철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하이델베르크대 학교 철학과에서 철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는 배재대학교 명예교수로 있다.
처음에는 칸트와 고대 그리스 철학을 중심으로 신칸트학파를 다루어, 저서 『인식논리학과 인식형이상학』을 발표하였다. 다음으로 철학 사고는 어릴 때부터 형성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여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철학 『만화 서양철학사』를 발표함으로 철학 동화를 위한 기초를 다졌고, 『푸코가 들려주는 권력 이야기』(2008년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청소년 권장 도서 선정) 등 여러 편의 청소년을 위한 철학자 시리즈를 발표하였다.
이어서 철학의 대중화에 관심을 갖고 『필로소피컬 저니』(2008년 문화관광부 우수교양도서 선정)를 시작으로 『철학의 고전들』(2009년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청소년 권장 도서 선정), 『칸트의 《순수이성비판》 읽기』, 『라이프니츠 읽기』, 『스피노자의 《윤리학》 읽기』 등을 최근 발표하면서 철학 고전의 요약과 철학의 대중화를 계속하고 있다.
『소크라테스, 구름 위에 오르다』와 『아리스토텔레스, 시소를 타다』(2015년 문화체육관광부 세종문화상 수상)를 발표하면서 철학의 소설화에도 노력하고 있다.
위험하고 자유로웠던, 두 사람의 철학자
스피노자와 라이프니츠가 살아간 시대, 철학을 한다는 것은 위험하고도 자유로운 일이었다. 당시는 철학자들이 그 시대에 용납되기 어려운 철학을 주창했다가 탄압을 받기 일쑤였던 시대였기에 그들은 위험하게 철학을 했으며,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철학자들이 으레 그러하듯이 그들도 자신의 철학을 자유롭게 펼쳤다. 스피노자와 라이프니츠, 두 철학자는 바로 그렇게 위험하고도 자유롭게, 철학을 한 철학자였다. 물론 두 사람은 그래도 어느 정도 자유로운 네덜란드와 라이프치히에서 철학을 했기에 더 자유롭게 철학을 할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들의 철학이 그 자유로운 도시에서조차 위험하고 자유로운 철학이었다는 것은 자명하다. 특히, 스피노자가 『신학정치론』을 익명으로 출간하거나 『윤리학』을 유고로 남겼던 것은 그가 직면했던 시대를 잘 보여 준다. 그리고 스피노자와 라이프니츠처럼 위험하고도 자유로운 철학을 펼친 철학자들이 있었기에, 우리는 이제 덜 위험하고, 더 자유롭게 생각을 할 수 있는 시대에 와 있다. 사람과 시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만큼, 두 철학자의 철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시대와 삶 역시도 함께 바라봐야 한다는 건 당연한 이야기일 것이다. 이 책에서는 그렇게 위험하고도 자유롭게 철학을 했던 두 천재 철학자의 삶을 비교하면서, 스피노자와 라이프니츠의 이야기를 열어나가고 있다. 이제 그들보다 덜 위험하고 더 자유롭게, 그들의 이야기에 들어가 보자.

두 천재 철학자를 만든 사람들
우리는 여러 사건을 겪으며 자신을 형성해 간다. 그런데, 그것은 우리와 같은 범인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닐 것이다. 물론 스피노자와 라이프니츠는 천재 철학자였지만, 모든 사람이 그러하듯이 이들도 다른 사람들의 영향을 받았다. 스피노자는 아코스타 사건과 마사니엘로 사건, 쿠르바흐 사건, 판 덴 엔덴과의 만남에 큰 영향을 받았고, 라이프니츠는 토마지우스, 바이겔, 보이네부르크와 쇤보른, 소피 모녀와의 만남을 통해 삶의 경로가 바뀌었다. 스피노자의 경우엔 주로 비극적인 사건을 접하면서 그의 철학을 펼칠 충격이 전해졌다면, 라이프니츠의 경우엔 주로 후원자를 만나며 그의 철학을 펼칠 배경이 주어졌다. 물론 스피노자의 아버지와 라이프니츠의 아버지가 각자의 자식에게 끼친 영향도 어마어마하다. 그렇기에, 스피노자와 라이프니츠의 철학에 있어 이들의 영향을 배제할 수는 없다. 뿐만 아니라, 두 철학자가 이러한 사람들로부터 어떠한 영향을 받았는지는 곧 이 두 철학자의 철학이 어떻게 형성되어 갔는가를 간접적으로 말해 준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이 책은 스피노자와 라이프니츠의 삶에 이어서 이 두 사람이 반했던, 여러 위험한 인물들을 통해 이 두 사람의 삶의 경로와 철학을 우리에게 보여 주고 있다. 우리는 우리에게 영향을 미친 사람들을 떠올리면서, 그것을 스피노자, 라이프니츠에게 영향을 미친 사람들과 비교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신의 증명, 결정론적 세계관‘과’ 예정조화설
그렇다면 본격적인 질문으로 들어가 보자. 과연 이 두 명의 철학자가 했다는 위험한 철학은 어떤 철학이었을까? 그들은 아직 신이 죽지 않은 시대에 신을 증명하려고 했다. 물론 이들의 신 존재 증명은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방향보다는, 자신이 생각한 신의 존재를 증명하려는 방향이었다. 그러나 그조차도 신이 죽지 않은 시대에는 아주 불경한 시도였다. 신에 대한 의문이 용납되지 않는 시대였던 탓이다. 그러나 스피노자와 라이프니츠는 그들의 방식대로 신의 존재를 증명했다. 스피노자는 능산적 자연과 소산적 자연, 개개 실재와 실체, 양태 개념을 통해서, 라이프니츠는 단자와 실체, 전격 작용 등의 비유를 통해서 신을 증명해 냈다. 이 둘의 신 존재 증명은 아주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그리고 이들의 철학은 신 존재 증명에 있어서만 비슷한 것도 아니다. 스피노자의 결정론적 세계관과 라이프니츠의 예정조화설은 아주 비슷하면서도 다른 내용을 품고 있다. 이들은 신이 모든 것을 정해 놓았다는 변명 아래 숨어 생각 없이 살던 이들에게 자신의 철학을 펼침으로써, 그들의 생각을 논박했다. 모든 것은 결정 혹은 예정되어 있으나, 그것은 그 과정의 인과까지도 포함하여 결정 혹은 예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이들은 누구보다도 프레너미라는 이름이 어울릴 만큼 비슷하면서도 다른 철학을 했다. 동시대에 이처럼 자신과 유사한 철학을 하는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아마 어느 시대에도 어려운 일일 것이다. 그런데, 그 행운이 우리의 두 천재 철학자에게는 주어졌다. 둘은 비슷한 시대를 살았을 뿐 아니라, 실제로 교류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스피노자‘와’ 라이프니츠, 스피노자 ‘대’ 라이프니츠
스피노자와 라이프니츠는 1676년, 헤이그에서 만난다. 이것은 철학사를 넘어 문화사에서조차 ‘세기의 만남’이었다. 동시대에 자신과 비슷한 철학을 하는 인물이 있기도 힘든 일인데, 서로 만나 보기까지 했으니, 이 두 사람이 그날에 얼마나 설렜을지는 짐작하기 어렵다. 한 천재와 또 하나의 천재의 만남. 그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우리를 설레게 하니, 이들이 엄청난 흥분에 휩싸였을 것임은 틀림없다. 이때의 만남에서 스피노자와 라이프니츠가 어떤 이야기를 나누고 철학을 나누었는지, 우리가 모든 것을 알 수는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라이프니츠의 철학은 스피노자를 만난 이후 완숙기에 접어들었다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스피노자가 라이프니츠에게 무언가 영향을 끼쳤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라이프니츠의 철학이 스피노자의 철학을 그대로 답습한 것은 아니었다. 라이프니츠는 스피노자의 영향을 받았지만, 스피노자의 방식이 아닌 자신의 방식대로 철학을 했다. 그렇기에 스피노자‘와’ 라이프니츠는 스피노자 ‘대’ 라이프니츠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이 둘은 삶에서부터 철학까지, 많은 면에서 닮아 있었다. 그러나 이 둘은 삶에서부터 철학까지, 많은 면에서 다르기도 했다. 스피노자와 라이프니츠의 삶과 철학은 과연 얼마나 비슷하고 또 얼마나 달랐을까? 이 책은 그 질문에 답해 줄 것이다.
아버지의 사업을 잇고 유대교 랍비가 되기를 원했던 스피노자는 주석자의 글을 통해 답보다 의문만 키웠고, 유대교 율법서에서 더 많은 모순을 발견하고 말았다. 이쯤 해서 스피노자에게 또 한 번의 위기가 찾아온다. 아버지의 죽음이다. 법적인 장남이었던 22살의 스피노자는 어쩔 수 없이 아버지의 사업을 이어야만 했다. 하지만 스피노자는 2년 후 자신의 회사를 법정 관리인에게 맡기고, 자신은 철학 연구에 몰두한다. 그리고 몇 달 후인 1656년 8월 27일 스피노자는 파문당하고 만다. _23쪽

스피노자가 네덜란드에서 학문적 자유를 찾았던 것처럼 라이프니츠도 네덜란드에서 학문적 자유를 찾으려 했다. 30년 전쟁 이후 어수선한 독일의 학문적 한계를 느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럽 역사의 대부분을 바꿔 놓은 페스트가 문제였다. 라이프니츠는 네덜란드로 이주를 결심하였지만, 제2차 영국 네덜란드 전쟁과 네덜란드에서 발병한 페스트로 망설일 수밖에 없었다. _41쪽

종교와 정치의 복잡한 관계가 공생이란 생각을 한 스피노자는 정치적 분위기에 편승해, 『윤리학』보다 종교와 정치의 본질이 더 급하다 생각하고 『신학정치론』을 집필한다. 그리고 스피노자는 『구약 성경』에서 그 답을 찾고자 한다. … 스피노자에 따르면 예언자는 신의 계시를 사람에게 해석해 주는 사람에 불과하고, 예언은 인간에게 신이 스스로를 드러내는 확실한 지식에 불과했다. _63쪽

라이프니츠는 신이 악을 만들었다는 일반적인 주장에 대하여 그렇지 않다고 논리적으로 반박하고 있다. 모두 8가지의 일반적인 주장에 대하여 자신만의 논박문으로 신이 악을 만들지 않았다는 것을 변호하고 있다. 그러나 세 번째 논박은 악의 문제보다 예정설의 문제이기 때문에 여기서는 제외하는 것이 타당하게 생각된다. _86쪽

스피노자가 유대교를 비판하고 율법서를 부정하면서 파문에 이르기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었던 첫 번째 인물을 가정해 본다면 아코스타를 빼놓을 수 없다. 스피노자가 속해 있던 암스테르담 유대인 사회를 시끄럽게 한 사건 중에 하나가 아코스타 사건이다. _100쪽

라이프니츠의 대망은 보이네부르크로 만족하지 않았다. 뉘른베르크에서 그러했듯이 라이프니츠에게 이는 보이네부르크를 발판 삼아 또 한 단계 자신의 꿈을 높이는 그야말로 절호의 기회였다. 이렇게 해서 라이프니츠는 마인츠 선제후 쇤보른의 눈에 띄게 되어 권력의 핵심으로 프랑크푸르트 생활을 시작한다. _124쪽.

스피노자는 “양태를 실체의 변용”이라고 표현한다. 개개 실재의 양태는 그 실재가 다른 실재가 아님을 보여 주는 하나의 특수하고도 규정적인 것이다. 그러므로 양태를 인식하려면 개개 실재의 기저에 놓여 있는 본성이나 속성을 알아야 가능하다. _141쪽.

이런 관점에서 볼 때 라이프니츠는 신만이 근원적인 일자, 혹은 단일성이며 근원적인 단순 실체라고 주장한다. 라이프니츠는 이를 번개에 비유하고 있다. 쉼 없이 번개가 치면 온 하늘이 번쩍이며 빛나듯이 신성도 끊임없이 단자를 산출하고 만들어 낸다. _161쪽.

스피노자의 신과 자연의 동일성은 그를 무신론자로 보기에 충분하다. 그것도 가장 불경스러운 무신론자로 말이다. 하지만 우리는 신과 자연의 동일성에서 그의 새로운 이론을 찾아낸다. 즉 결정론적 세계관이다. _187쪽.

라이프니츠는 『자연과 은총의 이성적 원리』에서 세계에 충분한 모든 단자 간에 주고받는 영향과 운동 법칙을 바탕으로 예정조화설을 주장한다. 사실 운동 법칙은 인과법칙으로도 설명이 가능하다. 한 운동은 다른 운동에서 나온다. 마찬가지로 단자의 현재 상태는 앞의 다른 상태에서 나온다. 세계에 가득 찬 단자는 운동을 통해 서로에게 영향을 준다고 했다. _19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