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 도서
[세창클래식 013]
자살-사회학적 연구
저 자 에밀 뒤르켐 지음 / 변광배 옮김
발행일 2021-08-30
판 형 신A5
ISBN 9791166840340
페이지수 516
정 가 29,000




‘자살’이라는 인간의 독특한 행위를 ‘사회적 사실’로 접근하다

프랑스 사회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에밀 뒤르켐이 쓴 『자살 ― 사회학적 연구』는 ‘자살’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사회학적으로 분석한 연구서이다. 뒤르켐은 이 책에서 ‘자살’을 하나의 ‘고유한 사회적 사실’로 규정하고, 자살에 관련된 자료들을 여러 나라의 자료들을 수집하여 분석, 분류, 비교한다. 그는 개인적인 요소가 자살의 결정적인 원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입증해 나가며, 자살의 본질적인 원인을 사회적 원인에서 찾는다. 또한 자살을 이타적-이기적-숙명적-아노미적 자살의 유형으로 구분한다. 마지막으로 그는 자살을 치유하기 위한 효과적인 방책으로 ‘조합’, 즉 ‘전문적 직업집단’을 제시한다
이 책의 출간부터 대대적인 환영은 받지 못했다. 그러나 1960년에 그의 전집이 출간되는 것을 계기로 일종의 『자살』 르네상스가 일어나면서 뒤르켐은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된다. 사회학 전공자들은 물론, 일반 독자들도 한 번쯤은 읽어야 될 ‘고전’의 반열에 오른 이 저서는, 지금으로부터 약 130여 년 전에 출간되었지만 아직도 그 의의가 살아 있는 명저라고 할 수 있다.
서론 7

제1부 비사회적 요인 27
제1장 자살과 정신질환·29
제2장 자살과 정상 심리 상태: 인종과 유전·67
제3장 자살과 우주적 요인·99
제4장 모방·125


제2부 사회적 원인과 사회적 유형 157
제1장 사회적 원인과 사회적 유형의 구분 방법·159
제2장 이기적 자살·169
제3장 이기적 자살(속)·197
제4장 이타적 자살·261
제5장 아노미성 자살·295
제6장 여러 유형의 자살의 개별적 형태·345

제3부 사회 현상으로서 자살의 일반적 성격 369
제1장 자살의 사회적 요소·371
제2장 자살과 다른 사회 현상과의 관계·411
제3장 실제적 결과·461

옮긴이 후기·503
에밀 뒤르켐 연보·513
지은이 에밀 뒤르켐Emile Durkeim(1858-1917)

프랑스 사회학의 실질적인 창립자로 여겨지며, 콩트, 마르크스, 베버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사회학자로 여겨지는 뒤르켐은 프랑스 북동쪽에 위치한 에피날에서 태어났다. 유대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일찍 유대교 풍습에서 멀어진 그는 프랑스 수재들의 집합소인 고등사범학교를 거쳐 보르도대학과 소르본대학 교수를 역임했다. 인간의 무한한 욕망을 제어할 수 있는 사회적 규제와 장치들, 가령 가정, 종교, 조합, 사회, 국가 등에 대한 연구를 집중적으로 수행했다. 그런 만큼 그의 이력서에는 사회학자, 인류학자, 교육학자, 종교사회학자, 종교인류학자 등의 화려한 직함이 붙는다. 모스, 시미앙, 알박스 등과 같은 제자들과 함께 『사회학 연보』를 창간하고 이른바 ‘뒤르켐 학파’를 형성해 프랑스 사회학 발전의 주춧돌을 놓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주요 저서로는 『사회분업론』, 『종교생활의 원초적 형태』, 『자살 ― 사회학적 연구』 등이 있다.



옮긴이 변광배

한국외국어대학교 불어과와 같은 학교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프랑스 몽펠리에3대학에서 불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외국어대학교 미네르바 교양대학 교수를 역임하고, 현재 프랑스 인문학 연구모임 ‘시지프’를 이끌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존재와 무》: 자유를 향한 실존적 탐색』, 『《제2의 성》: 여성학 백과사전』, 『사르트르의 《 문학이란 무엇인가》 읽기』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는 『롤랑 바트르, 마지막 강의』, 『사르트르의 평전』, 『레비나스 평전』, 『마르셀 모스 평전』, 『데리다, 해체의 철학자』, 『사르트르와 카뮈: 우정과 투쟁』 등이 있다.
자살공화국이라는 오명의 대한민국에서 한 번쯤은 읽어봐야 할 고전 연구서

대한민국의 자살률은 OECD 국가 중 12년째 1위라는 불명예를 갖고 있다. 이는 대한민국의 자살자 수가 전쟁 중인 나라의 사망자의 수를 능가하는 수치라는 것을 알게 되면, 얼마나 우리나라의 자살이 심각한 것인지를 새삼 깨닫는다.
편집자는 자살은 개인적인 문제일까? 아니면 사회적인 문제일까에 대한 고민을 해 본적이 별로 없었다. 당연히 현대의 자살은 우울증 같은 정신질환이나, 경제적 문제, 베르테르 효과, 알코올 중독 등의 개인적 문제로 치부되어 왔기 때문에 자살의 사회적 요소는 생각하지 못해 왔다.
이 책에서 뒤르켐은 비사회적인 요소, 즉 정신질환, 알코올 중독, 인종과 유전, 날씨, 모방 등의 요소들을 표로 분석하여, 이 요인들이 자살과 관계를 맺고 있지 않음을 입증한다. 따라서 이런 자살의 비사회적 요인을 제거해 보면, 사회적 원인에서 비롯된다고 주장한다. 자살의 기저가 되는 사회적 원인을 사회적인 통합, 응집력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가톨릭교보다 개신교가, 기혼자보다 미혼자가, 지방보다는 대도시에서 자살률이 더 많다는 것이다. 강력한 유대 관계에 따라 자살률의 차이가 난다는 것을 밝히고 있다.

“자살 전체는 독립된 개별 사건들의 단순한 합, 총계가 아니라는 사실이 그것이다. 그 전체는 그 자체로 하나의 통일성, 개별성 및 그에 따른 스스로의 본질을 가진 새롭고 ‘고유한’ 사실을 구성하게 된다. 게다가 이 새로운 사실의 본질은 분명히 사회적이다. 실제로 관찰 기간이 너무 길지 않은 경우, 한 사회의 자살 통계는 거의 변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해마다 사람들의 생활이 펼쳐지는 환경 조건들은 비교적 변하지 않는 상태로 유지되기 때문이다”

이를 전제로 과학적이고 사회적으로 '자살은 사회적 타살'이라는 지금으로서도 센세이션한 개념을 학계에 정착시킨 에밀 뒤르켐이었던 것이다. 통계자료의 부족과 개인적 요소를 지나치게 무시했다는 점 등으로 인해 출간부터 대대적인 환영을 받지 못했다. 아니 비판적이었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겠다. 그러나 코로나 시기의 비대면 사회와 무관심 속에서 점점 높아지는 자살률 등으로 보았을 때, 130여 년 전보다 지금 상황에 맞는 더욱 부합하는 분석이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 우리 사회가 구성원을 자살로 몰고 가는 심각한 질병을 앓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한국을 '자살공화국'으로 만든 그 병의 사회적 원인을 이 책에서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수많은 자살을 특수한 사건들, 서로 관계가 없는 사건들, 따로따로 연구해야 할 개별적 사건들로만 보는 대신, 한 사회에서 일정한 기간 동안 일어난 자살 전체를 고려한다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단언할 수 있다. 즉, 자살 전체는 독립된 개별 사건들의 단순한 합, 총계가 아니라는 사실이 그것이다. 그 전체는 그 자체로 하나의 통일성, 개별성 및 그에 따른 스스로의 본질을 가진 새롭고 ‘고유한’ 사실을 구성하게 된다.” (17면)

“가톨릭과 개신교만을 비교해 본다면 반비례의 관계가 덜 일반적이기는 하지만, 역시 아주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 가톨릭 신도들의 정신질환 경향은 개신교 신도들보다 3분의1 정도 낮을 뿐이며, 그런 만큼 그 차이는 아주 미미하다. 그와 반대로 가톨릭 신도들의 자살률은 모든 곳에서 개신교 신도들보다 예외 없이 훨씬 낮다는 것을 볼 수 있다.” (53면)

“자살과 정신질환이란 두 가지 관점에서 여러 사회들을 비교해 보아도 두 가지 현상의 변동 사이에서 아무런 관계가 발견되지 않는다.” (54면)

“여러 다른 형태의 정신적인 결함에 의해 개인이 자살하게 되는 심리 상태가 결정된다 하더라도, 정신적인 결함 그 자체가 자살의 원인이 될 수는 없다. 동일한 상황에서 정신적인 결함이 있는 사람이 건전한 사람보다 자살하기가 더 쉽다는 사실을 수긍할 수는 있다. 하지만 정신적 결함이라는 상태로 인해 그가 반드시 자살하는 것은 아니다. 그의 내부에 있는 그런 잠재성은 우리가 발견해야 할 다른 요인들의 작용하에서 효력을 나타내는 것이다.” (66면)

“하루 중 자살이 가장 많이 일어나는 두 시간대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일이 가장 바쁜 아침과 오후가 그것이다. 그 두 시간대 사이에 일상 활동이 잠시 중단되는 휴식 시간에는 자살도 잠시 멈춘다. 휴식 시간은 파리에서는 11시경이며, 지방에서는 정오경이다. 휴식 시간은 파리보다 다른 도에서 더 길고 더 확실하다. 지방에서 그 시간대에 식사를 오래하기 때문이다.” (118면)

“개신교 교회는 다른 교회와 같은 정도의 결속력을 가지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결국 자살을 억제하는 동일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지 못한 것이다.” (195면)

“아내의 죽음으로 인한 가정적 아노미에서 기인한다. 생존자가 영향을 받는 가족적 재난이 일어난 것이다. 혼자 남게 된 새로운 상황에 적응하지 못해 쉽게 자살을 선택하게 된다.” (321면)

“행동에 대한 기피, 우울, 고독 등은 이기적 자살의 특징인 지나친 개체화에서 기인한다. 만일 개인이 스스로 고립된다면, 그것은 타인과의 유대가 약해지거나 끊어졌기 때문이며, 또한 사회가 충분히 통합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351면)

“국가의 통합을 깨뜨리지 않으면서 공동생활의 중심을 다양화시킬 수 있는 유일한 종류의 분권화는 이른바 ‘직업적 분권화 이다. 왜냐하면 그와 같은 중심들은 특수하고도 제한된 활동들의 본거지임과 동시에 서로 뗄 수 없는 관계를 가지고 있으며, 따라서 개인이 전체 사회와의 유대를 잃지 않으면서 각자의 유대를 지킬 수 있기 때문이다.” (50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