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 도서
베토벤. 음악철학의 시도
저 자 리하르트 바그너 지음 / 원당희 옮김
발행일 2021-12-06
판 형 변46판
ISBN 9791166840630
페이지수 180
정 가 8,000




_책 소개

이 글은 ‘베토벤의 탄생 100주년’을 축하하기 위한 바그너의 기념논문이다. 바그너는 음조언어로서의 음악이란 인류 전체와 청각으로 소통하는 것이며, 음악가는 멜로디라는 절대언어를 통하여 모든 사람들의 가슴을 향해 말을 한다고 전제한다. 이와 동시에 그는 음악이 모든 예술 가운데 최고의 지위를 차지한다는 쇼펜하우어의 예술론을 전면에 내세운다.
바그너는 베토벤이야말로 가장 깊은 내면으로부터 장엄하고 숭고한 아름다움을 선사하는 최고의 음악가로 평가하며, 베토벤 음악의 위대성이 지닌 국가적 의미를 부각한다. 특히 프랑스 문화에 대한 혹독한 비판과 아울러 이탈리아인의 전유물 같았던 성악을 독일인의 강점인 기악과 화합하여 창조한 교향곡 9번 〈합창〉을 베토벤의 결정적인 성과로 제시한다. 따라서 이 글의 배후에는 독불전쟁에서 독일이 승리를 앞둔 상황으로 프랑스와 문화적 경쟁심이 작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서문 / 005
옮긴이 해설 / 167
지은이 리하르트 바그너(Richard Wagner)

바그너는 독일의 드레스덴에서 1813년에 태어났다. 그는 베토벤, 셰익스피어와 괴테, 쇼펜하우어의 영향을 받았으며, 이런 정신적 바탕 위에서 독일의 기존 오페라를 종합예술의 위치로 끌어올렸다. 그가 제시하는 이른바 음악극(Musikdrama)이란 무엇보다 드라마 또는 문학적 대본을 중시하는 데서 생겨났고, 이것이 이탈리아 오페라와 무엇보다 대조되는 점이다. 주요 작품으로는 <방황하는 네덜란드인>(1843), <로엔그린>(1850), <트리스탄과 이졸데>(1865), <니벨룽겐의 반지>(1853-1874) 등이 있는데, 특히 4부작인 <니벨룽겐의 반지>는 전야제의 <라인의 황금>을 시작으로 하여 나흘간 공연되는 엄청난 대작이다. 주요 기법은 동기(또는 주제)를 반복하는 주도동기(Leitmotiv), 모호성과 낭만적 신비성을 자아내는 반음계법이며, 주로 게르만 전설과 북구 신화를 소재로 사용하여 대규모의 악단으로 웅장하게 표현하는 그랜드 오페라가 주요 특징이다. 게르만 전설의 부활은 히틀러가 그를 찬양하는 원인이 되기도 했지만, 그의 음악 자체를 이념화할 수는 없다는 것이 객관적인 평이다.

옮긴이 원당희

옮긴이는 고려대 독문과에서 토마스 만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고려대와 한양대, 동덕여대 독문과에서 강의했다. 현재는 주로 독일문학과 철학 문헌을 번역하고 있다. 논문으로는 “토마스 만, 독일적 유미주의의 정치적 현실화”, “현대소설의 시간현상”, “루카치의 문예비평과 총체성” 등이 있다. 옮긴 책으로는 토마스 만의 󰡔쇼펜하우어, 니체, 프로이트󰡕, 힐레브란트의 󰡔소설의 이론󰡕, 위르겐 슈람케의 󰡔현대소설의 이론󰡕, 프로이트의 󰡔토템과 터부󰡕, 한스 레만의 󰡔프로이트 연구 1, 2󰡕,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황야의 늑대󰡕, 슈테판 츠바이크의 󰡔천재 광기 열정 1, 2󰡕, 󰡔환상의 밤󰡕 등이 있다.
“음악의 본질에 대한 깊은 탐구의 세계로 안내하는 책”


바그너가 쓴 베토벤에 관한 이 글은 스위스의 트립셴에서 1870년 8월과 9월 사이에 완성되었고, 이후 같은 해에 라이프치히의 프리치 출판사에서 독자적인 소책자로 출간되었다.

1870년은 베토벤 탄생 100주년인 해이다. 바그너는 떠오르는대로 100주년 기념문을 작성한다. 연설문 형식으로 작성한 이 글은 실제로 연설이 행해지는 것은 아니었지만, 바그너의 생각을 더 상세히 표현하기에는 청중 앞에서 연설을 하기보다도 가장 좋은 방법이었던 것이다.

바그너는 음조언어로서의 음악이란 인류 전체와 청각으로 소통하며, 음악가는 멜로디라는 절대언어를 통하여 모든 사람들의 가슴을 향해 말을 한다고 전제한다. 쇼펜하우어의 예술론에 기대어 베토벤 음악을 성찰한다.

베토벤에게 주어진 숭고함이라는 미학적 개념은 그가 청각에 이상을 느꼈을 때 더욱 극명해지기 시작한다. 한동안 고통과 좌절 속에서 우울하게 지내던 그에게 청각을 대신하는 이른바 ‘내면의 눈’이 생겨났으며, 이렇게 탄생한 교향곡 중의 하나가 <전원 교향곡>이라고 말한다.

특히 바그너는 베토벤의 교향곡이 몰취미한 취향이나 유행의 영향을 뛰어넘어 인간 본성의 해방을 노래하고 영혼의 승리를 쟁취했다는 점에서 그 의의를 1870년 9월 독불전쟁의 실제적인 승리와 교차시킨다는 점이 주목된다.

이 책을 통해 베토벤 음악의 숭고미를 느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음악의 본질에 대한 철학적 사유를 맛보게 될 것이다.
음조언어는 전 인류 모두의 것이라고 가정할 수 있으며, 멜로디는 절대적인 언어이며 이를 통해 음악가는 모든 사람들의 가슴을 향하여 이야기한다. _10면

우리는 곧 젊은 베토벤이 완고한 기질로 세상과 맞서는 모습을 본다. 이와 같은 기질 때문에 베토벤은 살아 있는 동안 줄곧 세상과는 거의 등지고 정말 외골수적으로 살아간다. _60면

쇼펜하우어가 베토벤에 대하여 “이 사람은 그의 이성이 이해하지 못하는 언어로 최고의 지혜를 진술한다”고 말하는 것과 일치하기 때문이다. _60면

이렇게 독일인은 혁명적이 아니라 개혁적이다. 독일인은 결국 그의 내적 본질의 전달에 대해서도 다른 어떤 민족보다 형식의 풍부함을 유지한다. _65면

이제 베토벤은 이 그림을 밤의 침묵 속에, 현상세계와 모든 사물의 깊은 내적 본질 사이에 배치한다. 그는 모든 사물로부터 투시능력이 있는 빛을 그림의 배후로 이끌고 간다. 그러면 이 빛은 놀랍게도 우리 앞에서 살아 오르고, 이제 라파엘의 최고 명작조차도 예감할 수 없던 제2의 세계가 우리 앞에 나타난다. _67면

듣지 못하는 음악가라니! 그렇다면 눈 먼 화가를 생각할 수 있겠는가? _80면

이렇게 프랑스인은 완전히 “저널”에 적합하다. 그에게 조형예술은 음악 못지않게 “오락문예란”의 대상이다. 그는 철저히 현대인으로서 조형예술을 그의 유행하는 의복처럼 정돈한다. _145면

독일인들이 잘못된 모방으로부터 생겨나는 상투적인 생활방식과 행동으로 어리석고 무익하게 여겨지자 그는 위로의 말을 찾아냈다. “독일인은 용감하다”가 그것으로, 이 말은 참으로 의미심장하지 않은가! _163면

지금 우리의 군대가 진격하고 있는 저 “무모한 유행”의 본적지에서 그의 천재가 이미 가장 고귀한 정복을 시작하였다. 거기서 우리의 사상가와 시인들이 이해할 수 없는 음성으로 어루만지듯이 모호하게, 힘들게 전파한 것을 베토벤의 교향곡은 이미 우리의 가장 깊은 내부에서 불러일으켰다. _16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