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 도서
대혜도경종요大慧度經宗要 외
저 자 박태원
발행일 2023-06-20
판 형 신A5판
ISBN 9791166842108
페이지수 500
정 가 43,000




울산대 원효학토대연구소에서 새롭게 출발한 영산대학교 화쟁연구소에서 원효전서 번역총서 아홉 번째 책으로 『대혜도경종요大慧度經宗要』·『법화종요法華宗要』·『화엄경소華嚴經疏』·『해심밀경소서解深密經疏序』·『대승육정참회大乘六情懺悔』·『발심수행장發心修行章』·『십문화쟁론十門和諍論』·『판비량론判比量論』을 한 권으로 묶어 내놓는다. 이로써 원효전서 번역총서를 완간하게 되었다.
회향/ 5
원효전서를 번역하면서 / 7
일러두기 / 20
해제 / 30
1. 전체의 취지를 서술함(述大意) 42
2. 경전의 핵심 내용을 드러냄(顯經宗) 51
1) 모든 현상의 ‘사실 그대로’에 관한 지혜를 밝힘(明實相般若, 明實相般若相) 52
2) [사실 그대로 보는] 이해로써 비추어 내는 지혜를 밝힘(明觀照波若,明觀照般若相) 73
3) [실상實相과 관조觀照, 이] 두 가지 지혜를 합하여 밝힘(合明二種般若) 85
3. 제목의 명칭을 해석함(釋題名) 91
1) 위대하다는 것을 해석함(釋大) 92
2) 지혜의 뜻을 해석함(釋慧義) 105
3) ‘저 언덕에 도달한다’는 뜻을 해석함(釋到彼岸義) 116
4. 경전이 지어진 인연을 밝힘(明緣起, 明說經內緣) 120
5. 가르침의 위상을 판별함(判敎) 143
6. 경전의 문장을 풀이함(消文) 163


〈법화종요法華宗要〉

1. 먼저 전체의 취지를 서술함(初述大意) 168
2. 경의 핵심내용을 밝힘(辨經宗) 176
1) [’하나처럼 통하게 하는 가르침‘(一佛乘)에] 올라타는 사람(能乘人) 177
2) [일승인一佛人이] 올라타는 가르침(所乘法) 181
(1) 하나처럼 통하게 하는 가르침의 이치(一乘理) 181
(2) 하나처럼 통하게 하는 가르침의 교설(一乘敎) 185
(3) 하나처럼 통하게 하는 가르침의 원인(一乘因) 187
① 본연으로 갖추어진 원인(性因) 187
② 만드는 원인(作因) 190
(4) 하나처럼 통하게 하는 가르침의 결과(一乘果) 197
① 본래부터 갖춘 [부처라는] 결과(本有果) 197
② 비로소 일으킨 [부처라는] 결과(始起果) 200
3. 드러내는 작용을 밝힘(明能詮用) 212
1) [‘방편의 문’(方便門)을] 여는 뜻을 밝힘(明開義) 214
(1) ‘열려진 [방편의] 문’(所開之門) 214
(2) [‘방편의 문’(方便門)을] 여는 작용(能開之用) 217
2) [‘참된 사실 그대로’(眞實相)를] 드러내 보이는 작용을 밝힘(明示用) 218
3) 여는 것과 드러내 보이는 작용을 합하여 밝힘(合明開示用) 223
4. 제목의 명칭을 해석함(釋題名) 240
1) 오묘한 진리[에 대하여 해석함]([釋]妙法) 241
2) 연꽃의 비유[에 대하여 해석함]([釋]蓮花之喩) 246
5. 가르침이 속하는 [교설의] 영역을 드러냄(顯敎攝) 249
1) 완전하지 않은 뜻[에 속하는 가르침](不了義)[이라는 주장] 249
2) 완전한 뜻[에 속하는 가르침](了義)[이라는 주장] 256


〈화엄경소花嚴經疏〉

『진역화엄경소서晋譯華嚴經疏序』 279
『화엄경소花嚴經疏』 권제3(卷第三) 290
「여래광명각품如來光明覺品」 290


〈해심밀경소서解深密經疏序〉 / 319


〈대승육정참회大乘六情懺悔〉 / 333


〈발심수행장發心修行章〉 / 347


〈십문화쟁론十門和諍論〉

1. 공空과 유有에 관한 잘못된 이해를 바로 잡고 집착을 풀어 주는 화쟁― ‘공空·유有 화쟁’ 360
2. <중생은 모두 불성佛性을 가지고 있다>는 주장과 <불성이 없는중생도 있다>는 주장의 다툼을 해소시켜 주는 화쟁 ― ‘불성유무佛性有無 화쟁’ 368
3. 다른 문헌에 인용되어 전하는 『십문화쟁론』 및 관련 내용들 376
1) 공空/유有 화쟁에 관한 내용으로서 일본 묘우에(明惠, 1173-1232)의 『금사자장광현초金師子章光顯鈔』에 인용된 내용 376
2) 불성佛性의 보편성과 차별성 주장에 대한 화쟁으로서 고려균여(均如, 923-973)의 『석화엄교분기원통초釋華嚴敎分記圓通抄』에인용된 『십문화쟁론』 377
3) 신라 견등見登의 『대승기신론동이약집大乘起信論同異略集』에인용된 내용 381
4) 안연安然의 『진언종교시의眞言宗敎時義』에 인용된 내용 383


〈판비량론判比量論〉

7절. ‘드러나지 않는 정토’(非顯淨土)라는 말에 대한 비판 388
8절. 호법護法의 ‘식識 4분설’에 대한 원효의 비판 392
9절. 제8식의 존재증명 401
10절. 아뢰야식의 공존 근거와 공존 근거의 인식기관에 대한 원효의비판 406
11절. 구구인九句因 중 제5구인(第五句因)이 부정인不定因임을 논증함 414
12절. 상위결정인相違決定因이 부정인不定因임을 논증함 427
13절. 오성각별설五性各別說 비판에 대한 원효의 재비판 432
14절. 아집我執과 법집法執에 대한 논파와 관계된 논의 437
15절. 추가 단간斷簡 440
회향게廻向偈 444


번역어 색인(대혜도경종요) / 445
번역어 색인(법화종요) / 462
번역어 색인(화엄경소) / 478
번역어 색인(해심밀경소서) / 486
번역어 색인(대승육정참회) / 489
번역어 색인(발심수행장) / 492번역어 색인(십문화쟁론) / 493
번역어 색인(판비량론) / 497
원효元曉

신라 진평왕 39년(617) 압량군 불지촌(현 경북 경산)에서 출생했다. 소년 때(16세) 출가하여 여러 스승을 찾아다니며 치열하게 수행하였고, 지음知音의 도반 의상義相(625-702)과 함께 당나라 유학을 시도하다가 깨달음 성취로 인한 자신감이 생겨 유학을 그만두었으며, 서민 대중들에게는 신뢰와 희망의 대상이었고, 권력과 제도권 승려들에게는 불편하면서도 경외의 대상이었던 인물. 왕족 과부와 결혼하여 신라 십현十賢의 한 사람이 된 설총薛聰을 낳고는 환속하여 비승비속非僧非俗인 거사居士로서 수행하기도 하였던 인물. 특정한 삶의 유형과 진영에 소속되거나 머물지 않으려고 몸부림치듯 내달렸던 인물. 신분이 미천한 대중과 어울리며 그들에게 부처 되는 길을 알리려고 춤과 노래 등 다양하고도 파격적인 실험을 하였고, 심오한 체득과 혜안을 웅혼한 필력으로 종횡무진 글에 담아내어 당대 최고 수준의 불교지성을 동아시아 전역에 흩뿌렸던 인물. 인도의 불교논리학 대가인 진나陳那(Dignāga)의 문도가 당나라에 왔다가 입수하여 읽고는 감탄하여 산스크리트어로 번역해 인도에 보냈다는 『십문화쟁론十門和諍論』을 지은 인물. 그와의 밀접한 연관에서 한반도에서 찬술된 것으로 보이는 『금강삼매경金剛三昧經』에 관한 최초/최고의 주석인 『금강삼매경론』을 저술하여 자신의 불교 탐구와 안목을 총정리하고 있는 인물. 만년에는 토굴같이 누추한 절(穴寺)에서 수행하다가 그곳에서 삶을 마감하였던 인물. ―현존하는 원효 관련 기록에서 포착되는 단면들이다.
이칭異稱, 진찬眞撰 여부 등을 감안할 때, 대략 80여 부 200여 권이 확인되는 그의 저술의 양과 질은 당시 동아시아를 통틀어 가히 최고 수준이다. 양으로만 보아도 한반도에서 그를 능가하는 경우가 없을 뿐 아니라, 중국의 대저술가였던 천태 지의智顗(538-597, 30여 부)나 화엄 법장法藏(643-712, 50여 부), 법상 규기窺基(632-682, 50여 부)도 원효에 비견되기 어렵다. 그의 80여 종 저서 중에서 완본으로 전하는 것이 13종, 잔본殘本이 8종이다. 잔본까지 합하여도 21종 저서가 현존하는 셈이다.

화쟁연구소

책임연구자
박태원(울산대 명예교수, 영산대 화쟁연구소 소장)

연구참여자
강찬국(울산대) 김준호(울산대) 장순용(울산대)
조상현(울산대) 김순미(울산대) 배경아(동국대)
권서용(부산대) 김성철(금강대) 박보람(충북대)
소래섭(울산대) 이영진(경상대) 조은수(서울대)
최원호(연세대) 석길암(동국대) 김영미(동국대)
정소희
『대혜도경종요』에서는 ‘오염된 차이’와 ‘사실 그대로의 차이’를 대비시키면서 ‘사실 그대로의 차이에 대한 지혜’(實相般若)를 거론한다. 아울러 ‘차이를 제대로 이해하는 지혜로써 차이들의 현상적 특징과 관계를 왜곡하지 않고 비추어 내는 지혜’(觀照般若)를 거론한다. 차이 자체에 대한 온전한 이해뿐 아니라 차이들의 특징과 상호 관계에 대한 온전한 이해를 함께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 두 가지 지혜와 언어의 긍정적 관계를 거론한다. ‘차이의 사실 그대로’(實相)에는 ‘불변·독자의 본질/실체로서의 차이’가 없기 때문에 ‘사실 그대로의 차이가 아닌 것’이 없고, 두 가지 지혜로 차이들을 ‘사실 그대로 비춤’(眞照)은 본래 없던 것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다. ‘불변·독자의 본질/실체로서의 차이’가 본래 없기에 ‘사실 그대로의 차이가 아닌 것’이 없다면, ‘차이를 지시하는 방편으로서의 명칭’(假名)을 없애고 ‘차이의 사실 그대로’를 말할 수가 없다. 따라서 차이를 지시하는 언어 자체가 곧 ‘사실 그대로의 차이’와 접속할 수 있다는 긍정적 언어관이 성립한다. 언어는 실재를 굴절시키고 가린다는 언어 부정론이 이 맥락에서는 거부된다. 그러기에 ‘걸림 없는 네 가지 표현 능력’(四辨)으로 ‘사실 그대로의 차이’에 대해 무한히 말할 수 있다. 이처럼 차이에 관한 두 가지 지혜는 언어와 결합할 수 있다. 따라서 차이에 대한 성찰과 표현의 모든 과정에서 언어의 역할은 긍정적이다. 언어로써 차이들을 왜곡시켜 차별하는 인간, 언어적 존재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인간에게, 새로운 언어 희망이 확보되는 지점이다.

『법화종요』에서는 ‘사실 그대로의 차이’(眞實相)와 그것을 드러내는 일승一乘의 도리를 핵심축으로 삼아 ‘적절한 방편들의 실천을 통해 차이의 사실 그대로를 드러냄’(開權示實)을 『법화경』의 핵심으로 거론한다. 아울러 <‘사실 그대로의 차이’(眞實相)를 드러내는 일승의 도리는 삼승三乘의 도리를 모두 포섭적으로 살리고 있음>(會三歸一)을 주목하여 불교 내부의 이해 차이들을 화쟁적으로 통섭한다.

『화엄경소』에서는 시선을 ‘차이들로 이루어진 현상세계’(法界) 범주로 확대하여 <막힘도 없고 걸림도 없는 ‘사실 그대로인 차이들의 현상세계’(無障無碍法界)로 들어가는 진리의 문>(無障無碍法界法門)을 밝힌다. 또 이 진리 지평에서는 ‘불변·동일·독자의 현상이 없으면서도 사실 그대로의 현상이 아님이 없는 것’(無法而無不法)임을 밝히는 것이 『화엄경』의 핵심 취지라고 파악하고 있다. 그런데 원효의 화엄사상 이해에는 중국 화엄교학과 차별화되는 특이성이 있다. 화엄학에서 선호하는 ‘원융圓融과 무애無碍’라는 개념은 그 초점이 ‘현상 일반’(事)에 두어지는 것과 달리, 원효는 ‘차이 현상’(相)에 초점을 맞춘다. 동일성·불변성·독자성·절대성 관념의 허구를 비판하고 관계·변화의 연기적 현상을 ‘사실 그대로’ 지시하려는 취지는 같지만, 화엄교학의 경우는 현상 일반을 대상으로 삼기에 차이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관심과 문제해결력에서 취약하다. 이에 비해 원효의 시선은 현상세계의 구체적 내용인 ‘차이 현상’(相)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차이로 인한 문제’에 대한 관심과 해결 의지가 돋보인다.

『해심밀경소서』에서는 ‘차이를 왜곡하여 분별하는 인식’(遍計所執性)을 바꾸어 ‘사실 그대로의 차이를 드러내는 인식’(圓成實性)으로 그 인식의 ‘의지처를 바꾸어 가는 수행’(轉依)을 강조하는 한편, ‘보살수행의 열 가지 본격적인 단계’(十地)의 수행이 성취될 때 ‘완전하게 의지처를 바꿈’(圓滿轉依)이 구현된다는 것을 밝히는 것이 『해심밀경』의 핵심이라는 것을 밝히고 있다.

『대승육정참회』에서는 차이들을 오염시켜 온 ‘행위의 장애’(業障)를 없애기 위한 참회의 이유와 사상적 근거를 펼치고 있는 동시에 ‘차이 현상들의 사실 그대로’(實相)에 대한 성찰을 역설하고 있다. 요컨대 ‘차이 현상들의 사실 그대로’(實相)를 성찰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깊은 곳으로부터 ‘스스로 부끄러워함과 남에게 부끄러워함’(慚愧)을 일으켜 참회해야 하며, 모든 현상에는 본래 불변·독자의 본질/실체로서 생겨난 차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나와 타자들이 지닌 특징적 차이를 불변·독자의 본질/실체로 간주하여 차이를 차별로써 왜곡하고 오염시키는 ‘여섯 가지 지각능력’(六情)을 수립해 왔음을 참회해야 한다. 또 그 차이 왜곡의 지각능력에 의거하여 남성과 여성 등의 차이(相)를 불변의 본질로 여겨 차별적으로 분별하면서도 이 분별에서 벗어나기를 구하지 않음을 참회해야 한다. 이렇게 자주 성찰하면 성찰에 의한 삼매를 얻고, 이 삼매로 말미암아 ‘모든 차이 현상을 실체적 현상으로 보지 않음을 확고하게 간직하는 경지’(無生忍)를 얻어, 오랜 차이 왜곡과 오염의 길에서 벗어나 <차이들이 ‘사실 그대로’와 하나처럼 통하여 같아지는 지평>(一如床)에 확고히 자리 잡는다. 그리하여 여섯 감관능력으로 차이 현상들과 만나더라도 그것들을 ‘불변·독자의 본질/실체’로 여기지 않으면서 관계 맺을 수 있다. 이것이 ‘대승의 도리로 여섯 가지 지각능력을 참회하는 것’(大乘六情懺悔)이다.

『십문화쟁론』에서는 관점과 견해 차이의 배타적 충돌을 극복하려는 통찰을 교학 이론을 대상으로 전개하고 있다. 일부만 전하는 내용, 타인의 저술에 인용되어 있는 내용, 『열반종요』 등 모든 저술에 등장하는 화쟁 관련 논의를 종합해 볼 때, 견해 차이의 배타적 다툼을 화해시키는 방식의 핵심은 <견해 자체를 본질주의나 절대주의 시선으로 보지 말고‘견해를 성립시키는 조건들과 그 조건들의 인과적 연관’을 파악하는 것>이다. 견해를 성립하는 조건은 어떤 맥락과 의도에서 선택한 것들인지, 그 ‘선택 조건과 견해의 인과적 연결’ 및 ‘조건들 상호 간의 인과적 연결’은 얼마나 합리적인지를 파악하면, 견해와 주장의 타당성과 부당성을 조건적으로 판별하여 수용 내지 비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원효가 펼치는 ‘견해와 그 성립 조건들의 계열’(門) 구별에 의한 화쟁이다.

원효의 화쟁 이론을 ‘모든 견해의 수용’으로 보는 포용론이나 ‘제3의 완전한 견해’를 제시하는 정답론으로 읽는 것은 부적절하다. ‘견해를 성립시키는 조건들과 그 조건들의 인과적 연관’에서 합리성이 존재하면, 그 합리성만큼 타당성을 인정하고 수용하는 것이 원효 저술에서 자주 등장하는 <모두 일리가 있다>는 화쟁 방식이다. 또 어떤 견해에도 불변·동일의 본질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전면적·절대적 타당성은 없다는 것이 <모두 그렇지 않다>는 화쟁 방식이다. 만약 견해나 주장에 본질이 있는 것이라면 전면적·무조건적인 절대 긍정이나 절대 부정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그러나 어떤 견해에도 불변의 본질은 없고, 모든 견해는 역동적 성립 조건에 따라 가변적·조건적으로 성립한다. 따라서 그 어떤 견해도 전면적·무조건적인 절대 정답의 자격을 갖지 못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성립 조건들과 견해의 인과적 연관’을 제대로 성찰하여 더 좋은 견해로 나아가는 일이다. 이러한 연기적 사유야말로 ‘화쟁을 위한 메타 사유’이다. ‘성립 조건들과 견해의 인과적 연관’에서 일정한 조건적 타당성들이 포착되면 그 타당성들을 포섭하여 더 나은 견해로 나아가는 것이고, 타당성이 발견되지 않으면 그 부당성을 밝히면서 비판하여 나쁜 견해의 길에서 내려오게 하거나 견해를 수정하게 하는 것이다. 『판비량론』에서 보여 주는 엄밀한 논리적 비판은 그의 화쟁사상과 충돌하는 것이 아니라 화쟁사상의 한 면모인 비판적 사유의 정밀한 표현이다.

견해들의 배타적 다툼을 해소하려면, 견해 자체의 본질을 설정하지 말고 ‘견해를 성립시킨 조건들’을 성찰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원효의 화쟁 이론은 정답의 제시가 아니라 일종의 방법론적 성찰이다. ‘성립 조건들에 관한 비판적/합리적 성찰’을 통한 조건적·부분적 타당성/부당성의 판별을 통해 차이들을 화해시키고 더 좋은 견해로 나아가게 하는 ‘길’에 해당한다. 이러한 원효의 화쟁 이론은 동서고금의 모든 합리적 성찰 지성과 호흡할 수 있기에 보편적 문제해결력을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