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 도서
한글세대를 위한 서양철학: 고중세 편 –세계와 인생에 대한 지혜
저 자 이명곤
발행일 2023-09-01
판 형 152*223mm (A5신)
ISBN 9791166842344
페이지수 592
정 가 32,000




그 어느 책보다 고대와 중세의 균형을 탁월하게 갖춘 서양철학 입문서이다. 제주대학교 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이명곤 교수는 프랑스에서 토마스 아퀴나스를 전공한 서양 고·중세 철학의 전문가이다. 그런 그가 이 책을 집필한 이유는 오늘날 한국에서 고대와 중세를 내용과 분량면에서 균형감있게 다룬 적절한 교재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다양한 대학에서 ‘서양고중세철학’이라는 이름으로 강좌가 개설되고 있으나 대부분 고대철학에 그 내용이 편중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저자인 이명곤 교수는 정작 유럽에서는 이런 분위기가 많지 않은데 그 이유를 국내에 존재하는 중세철학에 대한 오해 때문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중세철학에 대해 국내에 자리잡힌 오해와 그 기원들을 바로잡을 뿐 아니라 중세철학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다잡고 있어 비교적 국내에 이해도가 낮은 고대와 근대 철학의 빠진 고리를 탁월하게 채워 준다.

책은 단순히 철학을 소개하는 목적에서만 쓰이지 않았다. 복잡해져 가는 현대 사회의 문제들을 어떻게 고대와 중세의 철학이 진단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지혜의 관점을 소개한다. 특히나 갈수록 부담이 커져만 가는 현대의 청년들의 다양한 고민에 깊은 통찰이라는 선물을 전달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쓰이기도 했다. ‘서양 고중세철학이 주는 지혜’라는 관점에서 살핀다면 비단 젊은 세대뿐 아니라 기성 세대에게 주는 울림 또한 깊다. 다만 젊은 세대부터 기성 세대까지 모두 아우를 만한 쉬운 내용과 깊이를 모두 담보하고 있다.
저자의 말

1부 고대철학

1장 왜 현대인들이 고대나 중세의 철학을 공부해야만 하는가? 017

1. 세상에는 변하는 것과 변치 않는 것이 있다 019

2. 숲속에서 길을 잃었을 때, 가장 좋은 선택은 출발점으로 되돌아가 보는 것이다 022

3. 현재의 것이 과거의 것보다 더 퇴보했거나 추락한 것도 있다 025

4. 역사는 지속성과 반복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다 028

2장 철학의 시작과 자연철학자들 033

1. 자연철학자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035

2. 왜 최초의 철학자들은 ‘만물의 근원’을 물었을까? 038

3. 사유 진보의 첫 원리는 변증법이었다 043

4. 그들에게 형이상학은 과학의 뿌리였다 046

5. 왜 진정한 종교가 신화로부터의 이탈을 의미하는가? 050

3장 진정한 철학자의 상징, 소크라테스 057

1. 철학자로서의 소명을 가진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059

2. “너 자신을 알라” 063

3. ‘악법도 법이다’는 소크라테스가 한 말일까? 067

4. 산파술은 왜 주관성으로서의 진리를 말하고 있는가? 070

5. 죽음을 넘어서는 소크라테스적 지혜란 무엇인가? 073

4장 관념론의 아버지 플라톤 079

1. 이데아론: 닭이 먼저인가 달걀이 먼저인가? 081

2. 인식과 존재의 일치: 무지가 허상을 낳고 앎이 존재를 낳는다 100

3. 정치철학: 왜 철학자가 왕이 되어야만 할까? 107

5장 실재론의 어머니 아리스토텔레스 117

1. 아리스토텔레스는 왜 스승 플라톤의 사상을 비판하였나? 119

2. 영혼의 개념은 인간학적으로 이해하여야 한다. 138

3. 자기 인생에 성공을 가져다주는 것이 윤리학이다 152

6장 스토아철학 165

1. 헬레니즘학파의 ‘삶의 양식’으로서의 철학 167

2. 소크라테스주의가 부활하다 178

3. 세네카의 「운명론」은 운명론이 아니다 183

7장 플로티노스, 신비주의적 미학적 세계관의 발견 197

1.「일자론一者論」, 세계를 하나로 보다 199

2. 인식한다는 것은 ‘되어 간다’는 것이다 214

3. 윤리학이란 아름다움과 행복을 다듬어 내는 지혜이다 228

2부 중세철학

1장 중세철학, 중세철학에 얽힌 오해들 247

1. 중세철학은 ‘암흑기’의 산물이었나? 249

2. 중세철학은 신학의 시녀였던가? 260

3. 중세는 신 중심의 사회였는가? 267

2장 서양 영성의 선구자 아우구스티누스 275

1. 『고백록』은 무엇을 누구에게 고백하는 것일까? 277

2. 「우정론」과 신의 섭리 283

3. 자아에 대한 추구는 ‘내면성’을 가진다는 것이다 292

4. 사유하는 주체로서의 정신과 사랑 300

5. 앎의 초월성과 조명설 307

6. 죄의 개념과 종교적 삶 314

7. 사랑하라, 그리고 네가 원하는 것을 하라 321

8. 시간과 역사는 실제로 존재하는 것일까? 333

9. 구원은 인간의 자유의지와 무관한 것일까? 340

3장 그 외 중요 교부철학자들 349

1. 심오한 해석가 암브로시우스 351

2. 철학을 죽음의 동반자로 삼은 보에티우스 364

3. 존재의 신비를 노래한 위(僞) 디오니시우스 385

4장 실재론과 종합적 정신의 토마스 아퀴나스 397

1. 왜 토마스 아퀴나스가 스콜라철학을 대표하는 철학자인가? 399

2. 철학과 신학, 이성과 신앙의 이상적인 관계는 무엇인가? 415

3. 토미즘의 「형이상학」은 진정 그렇게 어려운가? 430

4. 그의 「인간학」은 심오하게 휴머니즘이다 439

5. 토미즘은 ‘이성주의’인가 ‘지성주의’인가? 459

6. 토미즘의 윤리학은 ‘사랑의 윤리학’이다 482

5장 그 외 중요 스콜라철학자들 501

1. 보편논쟁을 종결한 아벨라르두스 503

2. 신비주의 형이상학을 정립한 보나벤투라 514

3. 존재의 일의성을 정립한 둔스 스코투스 530

6장 중세철학의 현대적 지속성 ‘인격주의’ 545

1. ‘인격주의’란 무엇인가? 547

2. ‘인격주의’를 지향하게 된 세 가지 동기들 552

3. ‘인격주의’가 지향하는 사회/사회적(공동체적) 신비주의 564

용어해설 574

색인 587

저자 후기 590
이명곤
제주대학교 철학과 교수. 경북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했다. 프랑스의 리옹가톨릭대학에서 토마스 아퀴나스를 전공, DEA학위를 취득했으며, 파리1대학(판테온 소르본)에서 ‘프랑스 철학사’ 관련 DEA학위와 토마스 아퀴나스의 ‘인간학과 영성’에 관한 주제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예술에도 관심이 많아 파리1대학 예술대학에서 조형미술학사 및 석사학위(한국화), 그리고 미학 DEA학위를 취득했으며, 2014년에 영남미술대전의 초대작가(한국화)로 등단하였다. 2023년에는 우수교수 교육부장관 학술진흥 부분 표창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저서로는 La spiritualité réaliste d’après St. Thomasd’Aquin (불어, 박사학위 단행본 출간), 『인간학의 지혜』, 『토마스 아퀴나스 읽기』, 『키르케고르 읽기』, 『키르케고르의 《이것이냐 저것이냐》 읽기』, 『토미즘의 생명사상과 영성이론』, 『역사 속의 여성 신비가와 존재의 신비』, 『종교철학 명상록: 성인들의 눈물』, 『철학, 인간을 사유하다』, 『편하게 만나는 프랑스 철학』 시리즈(데카르트, 루소, 베르그송, 레비나스, 푸코)를 집필했다. 역서로는 『자아와 그 운명』, 『진리론』, 『토마스 아퀴나스: 존재의 형이상학』, 『키르케고르: 신앙의 개념』, 『죽음에 이르는 병』, 『나르시스의 오류』 등이 있다. 국내 발표 논문으로는 고·중세철학, 예술철학, 프랑스철학 관련 논문 약 50여 편이 있다.
중세철학에 얽힌 오해와 편견들을 말한다.

서양철학,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들여다보기

한국의 수많은 대학에서 ‘서양고중세철학’이라는 이름으로 강의가 개설되고 있지만 정작 중세철학에 대해 심도 깊게 다루고 있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그 이유로는 중세철학이 기독교 신학의 내용을 토대로 하고 있기에, 철학이기보다 신학이라는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사실 많은 사람이 중세철학을 떠올릴 때 ‘철학은 신학의 시녀’라는 말을 먼저 떠올리곤 할 것이다. 이유가 이것 때문만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수많은 오해와 반기독교적 정서가 맞물려 중세철학에 대한 특정한 이미지를 형성한 것만은 분명하고, 이 때문에 중세철학이 고대철학보다 경시되는 분위기 또한 존재한다.

사실 저자는 이러한 분위기의 큰 피해자이기도 하다. 저자가 박사학위를 해야 할 시기만 해도, 순수한 학문적 열정과 관심이 있더라도 중세철학에 대해 지도해 줄 스승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자 자신이 밝히는 대로 프랑스에 유학을 가야했고 정작 유럽에서의 중세철학에 대한 분위기는 중립적이었기 때문이다.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도 중세철학에 대한 관심도가 올라감에 따라 이에 대한 가치중립적인 연구 또한 점차 증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중적인 차원에서는 여전히 중세철학에 대한 접근 자체가 쉽지만은 않은 실정이다. 그리고 저자는 이 분야의 전문가로서 열악한 실정에 대해 누구보다 공감하기도 한다.

따라서 책은 고대철학부터 중세철학까지 고루 다루되 고대철학과 중세철학을 양적인 차원과 질적인 차원에서 균형을 맞추고 있다. 이렇게 볼 때 그동안 고대만을 강조해 왔던 일부 책에서는 살필 수 없었던 고대철학과 중세철학의 유기적인 연결지점들에 대해 완전히 새로운 시각을 살필 수 있다. 더불어 중세철학에 대한 세간의 오해와 편견이 생성된 이유를 밝히고, 중세철학을 중립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새로운 관점들을 제시할 뿐 아니라 중세철학을 계승하는 현대적인 관점까지 빠짐없이 제공하고 있다. 단언컨대 고·중세철학 가운데 가장 균형감 있게 쓰인 도서라고 할 수 있다.

책이 던지는 메시지에 있어서도 그렇다. 복잡해져만 가는 현대와 그 속에서 꿈을 잃고 현실에 급급하여 살아가는 청년 혹은 그러한 고민을 짊어진 모든 이에게 고대와 중세로부터 전해지는 지혜에 대해 생각하기를 촉구한다. 고대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삶의 본질 자체가 변하지 않는다면 어려운 과정을 통해 답을 도출해 내는 현대의 복잡한 철학보다 고대의 단순하면서도 심도 깊은 철학이 오히려 더욱 명료한 답을 줄지도 모른다. 고대뿐만 아니라 중세의 철학도 단순히 신학을 보강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삶의 지혜를 탐구하기 위한 몸부림이었다. 철학자들의 치열한 삶의 고민을 들여다볼 때다.
p. 6-7
하지만 오늘날의 젊은이들은 비상에 대한 꿈보다는 너무 일찍, 즉각적으로, 그리고 직접적으로 사회의 한 기능을 담당하는 구성원이 되고자 애쓰면서, 영혼의 날개를 포기해 버리고 만다. 아리스토텔레스와 토마스 아퀴나스는 철학의 출발점은 ‘경외’라고 보았다. 다시 말해 인간의 영혼은 우주를 보고, 세계를 보고, 자연을 보면서그 아름다움과 신비로움에 매료되어 감탄을 하고, 보다 깊고 본질적인 곳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것, 이것이 곧 철학의 시작이라고 보았다. 하지만 현대의 사상가들은 끊임없이 철학도 ‘과학적’이 될 것을 주문하고 또 젊은 철학도들에게마저도 어디에 ‘유용한 것’이 될 수 있는 것인지를 반복적으로 묻고 있다. 게다가 오늘날의 기계기술문명은 수많은 매혹적인 이름으로 젊은이들의 영혼을 압도하고 있다. 현대는 그 어느 때보다도 젊은 영혼들이 ‘자유롭게 되고’, ‘해방될 필요’를 느끼게 하는 사회이다.

p. 63
소크라테스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말이 “너 자신을 알라!”라는 명언이다. 하지만 사실은 이 명언이 소크라테스가 한 말이 아니라 소크라테스가 신탁을 받았다는 델포이 사원의 입구에 적혀 있는 말이다. 그럼에도 이 말이 소크라테스가 한 말이라고 하여도 크게 문제될 것은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신탁에서는 ‘아테네에서 가장 현명한 자를 소크라테스’라고 하였고, 그 이유는 모든 사람이 자신들은 많은 것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소크라테스만이 ‘자신이 무엇을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p. 107
‘이데아론’이 플라톤 사상의 존재론적, 인식론적 측면을 특징짓는 것이라면 그의 정치사상을 특징짓는 것은 철인정치이다. 철인정치란 철학자가 왕이 되거나 혹은 왕이 철학을 공부하거나 하는 정치체제를 말한다. 그런데 현대인의 시각으로 보자면 철학자가 한 국가의 통치자가 된다는 것은 그 자체로 모순이거나 말이 되지 않는 주장처럼 들린다. 왜냐하면 최소한 진정한 철학자라면 ‘권력욕’이나 ‘명예욕’ 같은 것에서 초월한 사람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플라톤은 철학자가 왕이 되거나 아니면 왕이 철학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였을까? 아마도 대통령을 의미하는 오늘날의 국가 수장이라면 굳이 철학자가 국가의 수장이 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필요하다면 국가의 수장은 철학자를 장관으로 두거나 자신의 조언자로 두면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왕이 직접 국가의 모든 분야를 통치하던 시절, 그리고 직접 백성들을 돌보는 역할을 하였던 ‘소-도시국가’의 시절에는 사정이 다르다. 이러한 국가에서 국가의 평화나 국민들의 행복은 왕의 도덕적인 품성이나 지혜에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p. 156
그런데 어떤 분야에서 탁월하다고 하는 것은 단순히 완벽한 기술을 소유한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지나침은 모자라는 것만 못하다”는 격언이 있듯이 상황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용기 있는 병사는 오히려 겁 많은 병사보다 먼저 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리스토텔
레스는 너무나 신중한 사람은 비겁한 사람이 되고, 모든 일에 용감하고자 하는 자는 무모한 자가 될 것이며, 지나친 관대함은 허영심이 될 것이며, 향락을 무조건 회피하는 자는 목석같은 자가 될 것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모자람도 지나침도 없는 어떤 상황에 적합한 가장 적절
한 행위를 ‘중용(mesot→s)’이라고 불렀다.

p. 189
‘운명에 자신을 내어 준다’는 표현은 ‘개인적 차원의 운명’과 ‘우주적 차원의 운명’을 거부하지 않고 수용하며 견디어 낸다는 것이다. 반면 ‘운명에 맞서 싸운다’는 것은 이러한 주어진 필연적인 상황을 극복하여 이 필연성에 굴복하지 않고 보다 나은 ‘자기 자신’을 창조해 낸다는 말이다. 다시 말하면 중요한 것은 주어진 운명을 다만 견디어 내는 것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견디어 내는가’에 있다. 이 ‘어떻게’는 곧 ‘운명을 도구 삼아’ 보다 나은 자신을 형성해 가는 방식이다.

p 256
스콜라철학이 시작된 이후부터 철학자들의 노력은 오히려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사유를 바탕으로 하여 기존의 교조주의적이고 교회중심주의적인 도그마로부터 이탈하도록 하는 토대가 되었다. 보편적이고 이성적인 세계관을 형성하고자 한 노력이라고 볼 수 있다. ‘스콜라(scola) 철학’, 즉 ‘대학의 철학’을 의미하는 이 시기의 철학은 교부철학에 높은 수준의 지성적인 논의들이 매우 활발했던 시기였다. 대학에서 다양한 교양이 강의되고, 논리적 추론에 의해 한층 발전된 변증법은 말 그대로 고유한 철학적 논의들을 매우 풍부하게 하였다. 특히 아리스토텔레스의 논리학을 수용한 토마스 아퀴나스의 철학적 작업은 이성을 신앙에 종속시킨 기존의 수직적 관계에서 벗어나 신앙과 이성이 각자의 고유한 영역을 가지게 하였고 서로 상보적인 관계
의 협력관계로 발전시켰다.

p 343
그래서 자유의지를 남용하거나 오용하는 사람, 즉 죄를 짓는 사람에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것은 그 행위를 정죄하고 자유의지를 올바르게 사용할 수 있도록 교정해 주는 것이다. 다시 말해 사람은 용서할 수 있어도 죄의 행위 그 자체를 용납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래서 아우구스티누스는 “사람들은 용서하면서 잔인할 수가 있고, 벌주면서자비로울 수 있다”(『서간』, 153)라고 역설적으로 말하고 있는 것이다. 죄의 행위에 대해 처벌한다는 것은 행위의 대가를 치르게 한다는 ‘복수법’의 의미도 있지만, 그의 잘못된 자유의지의 사용을 ‘교정하기 위한수단’이라는 보다 적극적인 의미이기도 하다. 그래서 감옥에 관련된일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일을 ‘교정직’이라고 부르는 것은 적절한 것이다.

p 416
흔히 철학사 등에서 말하는 “철학은 신학의 시녀이다!”라는 명제는 최소한 스콜라철학이나 토마스 아퀴나스에 있어서는 참된 명제가 아니며, 이는 선입견이나 오해에서 비롯하는 것이거나 매우 피상적인 방식으로 고려한 결과이다. 왜냐하면 토마스 아퀴나스에게 있어서 신학과 철학은 엄연히 각자의 고유한 분야나 대상을 가지면서 또한 각자의 독자적이고 자율적인 방법론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p. 469
인간은 누구나 ‘자율적인 인간’이 되어야 한다. 그 이유는 인간이 양심을 가지고 있고 또 자유의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인간이 자유롭게 창조되었다는 혹은 자유로울 수 있는 존재로 창조되었다는 것의 이유이기도 하다. 생각해 보자. 만일 도덕적인 행위가 모든 것이 이미 주어져 있는 계명이나 율법에 의해서 규정된 대로만 행위하는 것에서 성립한다면, 이 경우는 오직 순종만이 있을 뿐이고 인간이 스스로의 이해와 결단에 의해서 행위하게 되는 ‘자율적인 행위’는 존재할 수 없을 것이다. 이렇게 된다면 ‘선행’이나 ‘죄’라는 말도 무의미한 것이 되고 말 것이다. 왜냐하면 “하나의 행위가 죄가 있거나 혹은 칭찬할 만한 것은 (행위의) 주체에게 책임이 전가된다는 한에서”(신학대전』, 21, 2)이기 때문이다.

p. 547
중세철학은 많은 오해에도 불구하고 서구의 근·현대 사회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사상임을 부정할 수가 없다. 이는 비록 조선시대가 오래전에 끝났음에도 조선시대의 ‘유교문화’가 오늘날 한국사회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과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철학사적 차원에서 중세사상을 계승하고 있는 구체적인 사조나 사상을 들라고 한다면 가브리엘 마르셀(Gabriel Marcel)과 루이 라벨(Louis Lavelle)로 대표되는 프랑스의 ‘유신론적 실존주의’와 에마뉘엘 무니에(Emmanuel Mounier), 자크 마리텡(Jacques Maritain) 등으로 대표되는 ‘인격주의(Le personnalisme)’ 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