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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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의 새로운 층위를 열어 주는 섬세하고 도발적인 해설서. 카프카의 장편소설 『성』은 오랫동안 부조리한 권력이나 신의 부재에 대한 알레고리로, 아버지의 권력에 맞서는 아들의 이야기로 읽혀 왔다. 하지만 이 책 『카프카의 성』은 이러한 가부장 중심적인 기존의 해석 너머에서 낯설고 입체적인 독법을 제시한다. 정항균 교수(서울대학교 독어독문학과)는 카프카의 소설 속에서 희미하게 드러나는 어머니의 형상과 상징을 추적하며, 가부장적 질서를 전복하고 가모장적 (무)질서를 드러내는 단초들을 발견해 낸다. 그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K.의 여정은 단순히 아버지의 권위에 도전하는 투쟁이 아니라, 모성적 세계로 진입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이로써 성은 더 이상 억압의 상징으로 머물지 않고, 그 억압의 기표를 비틀고 뒤집는 새로운 문턱으로 다가온다. 독자는 낯선 시선을 따라 이 문턱을 함께 넘으며, 카프카의 세계를 이전과 전혀 다른 깊이와 방향에서 마주하게 될 것이다.
들어가는 말
1장 카프카의 전기와 『성』의 기초자료
1. 전기
2. 『성』의 생성사와 출판 과정
3. 줄거리
2장 가부장적 공간으로서의 성과 인정 투쟁
1. 공간적 구도
2. 인정 보류와 인정 박탈
3. 인정 투쟁
4. 예외적 인간: K.와 아말리아
3장 K.의 변신과 가모장적 (무)질서
1. 『성』의 새로운 독법을 위한 몇 가지 전제들
2. 아이와 놀이
3. 동물
4. 가부장적 질서에서 가모장적 (무)질서로
4장 결론: 잘라내기와 주름 접기의 글쓰기
주
참고문헌
1장 카프카의 전기와 『성』의 기초자료
1. 전기
2. 『성』의 생성사와 출판 과정
3. 줄거리
2장 가부장적 공간으로서의 성과 인정 투쟁
1. 공간적 구도
2. 인정 보류와 인정 박탈
3. 인정 투쟁
4. 예외적 인간: K.와 아말리아
3장 K.의 변신과 가모장적 (무)질서
1. 『성』의 새로운 독법을 위한 몇 가지 전제들
2. 아이와 놀이
3. 동물
4. 가부장적 질서에서 가모장적 (무)질서로
4장 결론: 잘라내기와 주름 접기의 글쓰기
주
참고문헌
지은이 정항균
서울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독일 부퍼탈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대학교 독어독문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전공 분야는 독일 사실주의문학과 독일 현대소설이다. 『동물―되기』, 『다와다 요코: 몸과 사잇공간의 시학』, 『카프카 코드』 등을 썼고, 『커플들, 행인들』, 『어쩌면 이것이 카프카』, 『변신』 등을 옮겼다.
서울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독일 부퍼탈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대학교 독어독문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전공 분야는 독일 사실주의문학과 독일 현대소설이다. 『동물―되기』, 『다와다 요코: 몸과 사잇공간의 시학』, 『카프카 코드』 등을 썼고, 『커플들, 행인들』, 『어쩌면 이것이 카프카』, 『변신』 등을 옮겼다.
『성』의 새로운 층위를 열어 주는 섬세하고 도발적인 해설서
카프카의 장편소설 『성』은 오랫동안 부조리한 권력이나 신의 부재에 대한 알레고리로, 아버지의 권력에 맞서는 아들의 이야기로 읽혀 왔다. 하지만 이 책 『카프카의 성』은 이러한 가부장 중심적인 기존의 해석 너머에서 낯설고 입체적인 독법을 제시한다. 정항균 교수(서울대학교 독어독문학과)는 카프카의 소설 속에서 희미하게 드러나는 어머니의 형상과 상징을 추적하며, 가부장적 질서를 전복하고 가모장적 (무)질서를 드러내는 단초들을 발견해 낸다. 그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K.의 여정은 단순히 아버지의 권위에 도전하는 투쟁이 아니라, 모성적 세계로 진입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이로써 성은 더 이상 억압의 상징으로 머물지 않고, 그 억압의 기표를 비틀고 뒤집는 새로운 문턱으로 다가온다. 독자는 낯선 시선을 따라 이 문턱을 함께 넘으며, 카프카의 세계를 이전과 전혀 다른 깊이와 방향에서 마주하게 될 것이다.
카프카의 장편소설 『성』은 오랫동안 부조리한 권력이나 신의 부재에 대한 알레고리로, 아버지의 권력에 맞서는 아들의 이야기로 읽혀 왔다. 하지만 이 책 『카프카의 성』은 이러한 가부장 중심적인 기존의 해석 너머에서 낯설고 입체적인 독법을 제시한다. 정항균 교수(서울대학교 독어독문학과)는 카프카의 소설 속에서 희미하게 드러나는 어머니의 형상과 상징을 추적하며, 가부장적 질서를 전복하고 가모장적 (무)질서를 드러내는 단초들을 발견해 낸다. 그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K.의 여정은 단순히 아버지의 권위에 도전하는 투쟁이 아니라, 모성적 세계로 진입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이로써 성은 더 이상 억압의 상징으로 머물지 않고, 그 억압의 기표를 비틀고 뒤집는 새로운 문턱으로 다가온다. 독자는 낯선 시선을 따라 이 문턱을 함께 넘으며, 카프카의 세계를 이전과 전혀 다른 깊이와 방향에서 마주하게 될 것이다.
p.7
카프카의 소설은 사실주의 작품처럼 읽을 수도 있고 모더니즘 작품처럼 읽을 수도 있다. 쉽게 말해 현실에 비추어 읽을 수도 있고 암호를 풀 듯이 읽을 수도 있다는 말이다. 카프카의 장편소설 『실종자』처럼 현실을 모사한 듯 보이는 작품이 있는가 하면, 「시골 의사」처럼 꿈의 세계에서처럼 펼쳐지는 듯한 모호한 분위기의 작품도 있다. 하지만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실종자』 같은 작품에도 수수께끼는 숨겨져 있고, 「시골 의사」도 현실적인 맥락에서 읽을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카프카의 모든 소설에는 이러한 두 가지 층위가 뒤섞여 있으며, 단지 작품마다 어느 쪽으로 더 치우쳐져 있는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따라서 카프카의 작품을 읽을 때는 이러한 두 가지 측면을 모두 고려해 해석해야 한다.
p.65
카프카의 작품에서 공간적 구도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소설 속 공간은 단순히 사건이 일어나는 장소로서 배경의 의미만 지니는 것이 아니라, 소설 인물들과 나아가 작품 전체를 이해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성』의 공간적 구도는 수직선을 따라 형성되는데, 위에는 성이 있고 아래에는 마을이 있다. 이러한 수직적 공간 구성은 단순히 공간적 위치만을 지시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의 특징과 인물들 간의 사회적 권력 관계를 보여주기도 한다.
p.98-99
주인공 K.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어떤 인물일까? 아마 그는 전사나 투사에 가까울 것이다. K.는 마을에 도착한 이후 줄곧 사람들과 부딪히고 언쟁을 벌인다. K.는 브뤼켄호프 여관에서 성의 한 직원과 통화하여 자신이 측량사로 채용되었다는 대답을 듣는다. 그러자 그는 성이 자신에 대해 이미 세세한 것까지 잘 알고 있으며 자신을 측량사로 채용한 것을 자신과의 싸움을 받아들인 것으로 간주한다. 이러한 반응은 K.가 실제로 측량사로 초빙된 것이 맞는지 의구심을 갖게 한다. 그는 조수들을 처음 만났을 때 행복했던 군시절을 떠올리기도 한다. 또한 그가 브뤼켄호프 여관에서 하녀의 방에 묵었을 때, 그 방에 군인 그림이 걸려 있는 것도 우연은 아닐 것이다. 이는 모두 전사로서 K.의 특성을 보여준다.
p.125-126
성을 이방인 K.에게 사회적 인정을 부여하기를 거부하고, 여성들을 성적으로 착취하며, 이에 저항하는 여성의 가족을 몰락시키는 가부장적 질서로 바라보는 기존의 해석과 달리, 3장에서는 성을 가모장적 (무)질서로 바라보는 또 다른 해석의 관점을 제시할 것이다. 이를 통해 『성』에 대한 완전히 새로운 독법이 가능해진다.
p.213
카프카는 텍스트를 의미의 복합체로 볼 뿐만 아니라, 시각적으로 인지된 대상으로도 바라보기도 한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텍스트를 시각적으로 조직한다. 예를 들면 많은 콤마와 세미콜론을 지닌 파편적인 문장들은 텍스트 신체로서 찢긴 신체를 나타내는데, 이는 단일한 정체성의 파괴를 의미할 뿐만 아니라 변신의 전제조건이 되기도 한다. 이런 맥락에서 카프카의 작품에 나타난 사잇공간의 의미에 주목해야 한다.
카프카의 소설은 사실주의 작품처럼 읽을 수도 있고 모더니즘 작품처럼 읽을 수도 있다. 쉽게 말해 현실에 비추어 읽을 수도 있고 암호를 풀 듯이 읽을 수도 있다는 말이다. 카프카의 장편소설 『실종자』처럼 현실을 모사한 듯 보이는 작품이 있는가 하면, 「시골 의사」처럼 꿈의 세계에서처럼 펼쳐지는 듯한 모호한 분위기의 작품도 있다. 하지만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실종자』 같은 작품에도 수수께끼는 숨겨져 있고, 「시골 의사」도 현실적인 맥락에서 읽을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카프카의 모든 소설에는 이러한 두 가지 층위가 뒤섞여 있으며, 단지 작품마다 어느 쪽으로 더 치우쳐져 있는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따라서 카프카의 작품을 읽을 때는 이러한 두 가지 측면을 모두 고려해 해석해야 한다.
p.65
카프카의 작품에서 공간적 구도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소설 속 공간은 단순히 사건이 일어나는 장소로서 배경의 의미만 지니는 것이 아니라, 소설 인물들과 나아가 작품 전체를 이해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성』의 공간적 구도는 수직선을 따라 형성되는데, 위에는 성이 있고 아래에는 마을이 있다. 이러한 수직적 공간 구성은 단순히 공간적 위치만을 지시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의 특징과 인물들 간의 사회적 권력 관계를 보여주기도 한다.
p.98-99
주인공 K.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어떤 인물일까? 아마 그는 전사나 투사에 가까울 것이다. K.는 마을에 도착한 이후 줄곧 사람들과 부딪히고 언쟁을 벌인다. K.는 브뤼켄호프 여관에서 성의 한 직원과 통화하여 자신이 측량사로 채용되었다는 대답을 듣는다. 그러자 그는 성이 자신에 대해 이미 세세한 것까지 잘 알고 있으며 자신을 측량사로 채용한 것을 자신과의 싸움을 받아들인 것으로 간주한다. 이러한 반응은 K.가 실제로 측량사로 초빙된 것이 맞는지 의구심을 갖게 한다. 그는 조수들을 처음 만났을 때 행복했던 군시절을 떠올리기도 한다. 또한 그가 브뤼켄호프 여관에서 하녀의 방에 묵었을 때, 그 방에 군인 그림이 걸려 있는 것도 우연은 아닐 것이다. 이는 모두 전사로서 K.의 특성을 보여준다.
p.125-126
성을 이방인 K.에게 사회적 인정을 부여하기를 거부하고, 여성들을 성적으로 착취하며, 이에 저항하는 여성의 가족을 몰락시키는 가부장적 질서로 바라보는 기존의 해석과 달리, 3장에서는 성을 가모장적 (무)질서로 바라보는 또 다른 해석의 관점을 제시할 것이다. 이를 통해 『성』에 대한 완전히 새로운 독법이 가능해진다.
p.213
카프카는 텍스트를 의미의 복합체로 볼 뿐만 아니라, 시각적으로 인지된 대상으로도 바라보기도 한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텍스트를 시각적으로 조직한다. 예를 들면 많은 콤마와 세미콜론을 지닌 파편적인 문장들은 텍스트 신체로서 찢긴 신체를 나타내는데, 이는 단일한 정체성의 파괴를 의미할 뿐만 아니라 변신의 전제조건이 되기도 한다. 이런 맥락에서 카프카의 작품에 나타난 사잇공간의 의미에 주목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