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 리 말


독일에서 학위를 받고 1997년 여름에 귀국한 지도 어느새 3년 6개월이 지났다. 돌아보면 숨돌릴 여유 없이 바쁘게 보낸 기간이었다. 이 기간동안 행형(行刑)은 나에게 있어서 몇 가지 커다란 연구분야 중의 하나였다. 이 분야에 대한 연구활동을 정리해보고 싶은 마음에서 그 동안 여러 학술지에 발표했던 나의 글을 모아 이 책을 집필했다. {행형과 형사사법}이라는 거창한 제목에 비하여 다소 분량이 적다는 느낌이 든다. 또한 행형과 관련된 모든 내용을 망라하고 있지도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히 이 책을 출간하고자 용기를 낼 수 있었던 데는 바로 이것이 이 분야에 대한 연구의 '완결'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책은 행형에 관한 토론의 장을 여는 데 그 의의가 있다.
행형은 형사소추, 형사재판, 형벌집행으로 이어지는 전체 형사사법의 구성요소이다. 전체 형사사법은 수사 및 재판을 거쳐 행형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유기적이고 역동적인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해마다 많은 사람이 범죄를 저지르고 수사와 재판을 받지만, 그 중의 극히 일부만이 행형의 대상이 된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여 행형의 중요성이 간과되어서는 안 된다. 그 동안 우리 형사법학계는 주로 실체법(형법)과 절차법(형사소송법)에 대한 연구에 집중하고 있었고, 집행법(행형법)에 대한 연구는 다소 소홀한 측면이 없지 않았다. 이 책의 출간으로 전체 형사사법체계 내에서 행형의 위상과 역할, 행형(교정)현실과 행형(법)정책에 대한 보다 활발한 토론과 왕성한 연구가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이 책의 본문은 크게 3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행형의 의미)는 근대적 자유형제도의 발전과정을 고찰하면서 형사사법체계의 틀 안에서 행형의 위상과 역할에 대한 총론적 서술을 담고 있다. 특히 행형의 목표로 설정된 '수형자의 사회복귀'의 의미를 해석하는 가운데 재사회화이념에 대한 비판적 성찰을 하였다. 제2부(행형의 현실)는 과밀수용의 실태 및 원인과 결과에 대한 분석을 시도하고 그 해소방안을 제시하였다. 또한 미결구금과 단기자유박탈의 문제점을 분석함으로써 우리의 행형현실에 대한 진단과 비판을 주로 다루었다. 제3부(행형의 대안)는 구금행형의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는 사회봉사명령에 대해서 살펴보고, 벌금미납자에 대한 노역장유치집행의 대안을 제시하였다. 또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민영교도소와 전자감시제도의 도입여부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보았다. 마지막으로 부록에는 행형과 관련된 헌법소원심판 중에서 중요한 5개의 결정내용을 소개하였다. 여기에 수록된 헌법재판소의 결정들은 행형실무의 변화와 행형법의 개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 것들이다. 이를 통해 수형자의 권리구제방법으로서는 최후수단인 헌법소원이 기존의 행형현실을 변화시키는 원동력이 되고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이 나오기까지 나와 늘 함께 하신 하나님께 모든 영광을 돌린다. 나의 미천한 학문여정에 큰 도움을 주셨던 심재우, 김일수, 배종대 선생님, 그리고 독일의 M. Walter 교수님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또한 매달 정기적으로 모여 대화와 토론의 상대가 되어 주신 형법정책연구회, 행형법연구회 소속 회원님들이 이 책을 저술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음을 밝히며,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지난 3년간 부족한 나를 격려해주신 경원대학교 법정대학 교수님들과 1998년도에 나와 함께 경원대학교에 입사하여 훈훈한 동기애를 발휘해주신 교수님들이 큰 힘이 되었음도 아울러 밝힌다. 어려운 여건임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출판에 흔쾌히 응해주신 세창출판사의 이방원 사장님과 세심하게 교정을 보아주신 임길남 상무님께 감사한다. 그리고 가장 가까운 데서 나를 이해해준 아내의 사랑에 고마움을 표시한다.

2000년 12월
한 영 수



목차

제 1 부 행형의 의미

제1장 자유형의 발전과 근대적 행형의 성립

제1절 西歐 行刑制度의 도입 13
제2절 근대적 행형의 발전과정 15
Ⅰ. 노동을 통한 수형자의 교육과 개선 15
Ⅱ. 獨居收容을 통한 惡性感染의 방지 19
Ⅲ. 누진처우와 개방처우를 통한 단계적 사회복귀와 적응 20
제3절 근대적 자유형제도의 성립 22

제2장 형사사법체계 내에서 행형의 위상

제1절 자유형과 행형에 대한 개념적 이해 23
Ⅰ. 자유형의 특징과 종류 23
Ⅱ. 형사제재과정의 최종단계인 행형 24
제2절 형사제재수단으로서의 '자유박탈' 26
Ⅰ. 신체형의 代案刑罰로서 자유형의 등장 26
Ⅱ. 자유를 박탈하는 행형의 효과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 27
1. 인도주의적 관점 27
2. 합목적적 관점 28
3. 경제적 관점 30
제3절 형벌체계 내에서 자유형의 위치와 비중 30
제4절 자유형과 행형제도의 발전방향 32
제3장 행형의 목표로서 '수형자의 사회복귀'

제1절 행형법 제1조에 설정된 행형의 목표 34
제2절 재사회화이념의 재해석을 통한 행형목표의 이해 37
Ⅰ. 재사회화이념에 대한 반성 37
1. 수형자의 人格矯正과 결부된 재사회화이념의 문제 38
2. 자유형의 집행을 통한 재사회화'효과'에 대한 회의 39
Ⅱ. 행형에 있어서 재사회화의 의미 40
1. 재사회화와 재활의 구별 41
2. 행위자지향의 재사회화개념의 극복 42
3. 행형에 있어서 재사회화의 구체적 내용 43
제3절 형사사법체계 내에서 행형목표의 위상 46
Ⅰ. 국가의 지나친 형사적 개입의 자제 46
Ⅱ. 量刑에서 행형목표의 고려 47
Ⅲ. 사회내처우와 개방행형을 요구하는 행형목표 52
Ⅳ. 가석방에 의한 행형목표의 구체적 실현 54
제4절 소결: 재사회화이념의 의의 57


제 2 부 행형의 현실

제4장 과밀수용―실태, 원인, 결과, 해소방안

제1절 과밀수용으로 인한 행형의 위기, 형사사법의 왜곡 61
제2절 과밀수용의 개념정의 63
Ⅰ. 사회(심리)학적 과밀수용 64
Ⅱ. 행형(법)학적 과밀수용 65
1. 형식적 과밀수용 65
2. 실질적 과밀수용 68
제3절 수용현황 69
Ⅰ. 지난 10년간 1일평균수용인원의 증감 70
Ⅱ. 외국과의 비교분석 72
제4절 과밀수용의 원인분석 75
Ⅰ. 자유박탈처분의 빈번한 활용 76
1. 인구와 범죄의 증가 76
2. 범죄에 대한 과잉대응 81
Ⅱ. 刑期의 장기화 86
제5절 과밀수용의 결과 89
Ⅰ. 在所者에게 미치는 영향 89
1. 객관적 구금환경의 변화 89
2. 在所者의 심리적·사회적·신체적 변화 90
Ⅱ. 교도관에게 미치는 영향 95
Ⅲ. 일반인에게 미치는 영향 96
제6절 과밀수용의 법적 문제점 98
Ⅰ. 收容者의 기본적 인권존중의무 위반(행형법 제1조의 3) 99
Ⅱ. 구별수용원칙 위반(행형법 제11조 제2항) 101
Ⅲ. 개별처우원칙 위반(행형법 제44조 제1항) 102
제7절 과밀수용 해소방안의 모색 103
Ⅰ. 수용인원의 감축방안 103
1. 入所人員의 감축 103
2. 在所期間의 단축 107
Ⅱ. 수용시설확충과 그 한계 110
제8절 과밀수용의 유일한 긍정적 기능: 행형개혁압력 111

제5장 短期自由剝奪의 諸問題

제1절 단기자유형의 유용성과 효용성에 대한 끊임없는 논쟁 113
제2절 단기자유형의 개념정의(개념의 외연확대) 115
Ⅰ. 자유박탈의 存否 115
Ⅱ. 刑期의 長短 117
제3절 형사제재수단으로서 '단기자유박탈'의 폐해 120
제4절 단기자유형에 대한 재평가작업 123
Ⅰ. 3S(short-sharp-shock)효과 123
Ⅱ. 長期刑보다는 短期刑이 더 낫다! 126
Ⅲ. 새로운 (단기)行刑모델의 개발 128
제5절 형사제재수단으로서 '단기자유박탈'의 개별적 문제 131
Ⅰ. 초단기자유형으로서 구류 132
Ⅱ. 미결구금과 보석 또는 집행유예의 결합을 통한
사실상의 단기자유박탈 135
Ⅲ. 교도소의 '후문입소'로 인한 단기자유박탈 136
제6절 소결: 短期行刑의 일반성과 특수성 138

제6장 미결구금과 집행유예의 결합

제1절 불구속수사·재판원칙과 현실적 문제점 140
제2절 구속제도와 집행유예제도의 운영실태 142
Ⅰ. 빈번한 구속영장의 발부 142
Ⅱ. 拘束被告人에 대한 제1심 사건처리결과 144
Ⅲ. 미결수용자의 출소사유별 인원 145
제3절 미결구금과 집행유예의 결합원인에 대한 분석과 비판 147
Ⅰ. 구속영장실질심사와 '法外的' 事由에 의한
구속영장발부 147
Ⅱ. 실형선고가능성과 구속영장의 발부 149
1. 실형선고가능성과 도주의 우려 149
2. 실형선고가능성과 구속의 비례성원칙 150
Ⅲ. 구속피고인에 대한 집행유예를 선호하는
量刑에 대한 비판 152
제4절 최후수단(ultima-ratio)으로서의 '자유박탈' 156
Ⅰ. 절차법상의 최후수단: 구속(미결구금) 156
Ⅱ. 실체법상의 최후수단: 自由刑의 執行 158
제5절 현대적인 형사정책과 집행유예의 본질적 취지 159
제6절 先구속·後집행유예에 대한 비판 162


제 3 부 행형의 대안

제7장 사회봉사명령

제1절 성인범에 대한 형사제재수단으로서 사회봉사명령 167
제2절 사회봉사명령제도의 類型 169
Ⅰ. 독자적인 主刑으로서 사회봉사명령 169
Ⅱ. 미납벌금의 代替手段으로서 사회봉사명령 172
Ⅲ. 형사적 부수처분으로서 사회봉사명령 174
1. 기소유예(재판절차중지)부 사회봉사명령 174
2. 선고유예부 사회봉사명령 175
3. 집행유예부 사회봉사명령 176
4. 假釋放者에 대한 보호관찰부 사회봉사명령 176
제3절 사회봉사명령의 의미와 기능 177
Ⅰ. 刑罰의 사회적 임무를 보다 적극적으로 수행하는
制裁手段 177
Ⅱ. 犯罪者에 대한 '처벌'과 '원조' 179
Ⅲ. 사회봉사명령을 통한 刑罰目的의 실현 180
Ⅳ. 사회봉사명령의 적용대상과 활용범위 183
제4절 현행 형법상의 사회봉사명령제도의 문제점 185
Ⅰ. 소극적인 입법태도 185
Ⅱ. 受命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