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래의 사설시조 연구는 흔히 담당층과 세계관, 미의식의 긴밀한 대응을 전제로 역사적 설명의 틀을 엮는 데 몰두해 왔다. 그리하여 작품은 모종의 발생론적 인과성을 예시하고 정당화하는 재료로 자주 동원된 반면, 그것이 어떤 인간학적 성찰과 울림을 함축하고 있는지 조명받을 기회를 충분히 얻지 못했다.
이 책은 그렇게 오랫동안 지속된 도식적 접근과 독해 방법으로부터 사설시조를 구출하려는 근본적 재해석의 작업이다. 따라서 여기에 제시된 것은 학계의 공통담론이 아니라 지금까지의 관행적 독법에 대한 전면적 도전이며 이설(異說)이다. 그러면서도 이 책은 전문가적 차원의 논란보다 일반 교양인들에게 호소하는 독법과 인간 이해의 차원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또 풀어 가고자 했다.



차 례

_ 책머리에·5

제1장 | 사설시조의 새로운 이해·11
1. 새로운 독법의 필요성·13
2. 사설시조의 관심 영역·24
3. 낮은 세계를 향한 수평적 시선·33
4. 인접 예술의 양상들·46
|참조| 사설시조 개관·62

제2장 | 욕망의 인간학·71
1. 사설시조의 인간관·73
2. 욕망의 위계·90
3. 욕망의 곤경, 그리고 여성·103

제3장 | 그리움과 기다림·123
1. 불안한 사랑·125
2. 이별의 화법·143
3. 기다림의 방식·154

제4장 | 정념과 애욕의 희극·175
1. 욕망의 희극적 전이·177
2. 위반의 국면들·189
3. 욕망의 보편적 온도·202

제5장 | 사건성의 조명·225
1. 사건성의 개념·227
2. 18세기 풍속화와 사건성·240
3. 사설시조의 사건성과 욕망의 희극·261

제6장 | 맺는 말: 희극적 성찰과 연민·277
_ 참고문헌·297
_ 찾아보기·302

역 자 김 흥 규

김흥규(金興圭)
1948년 인천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하
고, 서울대 대학원에서 한국 현대비평 연구로 석사학위를,
고려대 대학원에서 고전비평을 전공하여 박사학위를 받
았다. 계명대 국문학과에서 3년간 가르친 뒤, 1979년에 고
려대 국문학과 교수로 부임하여 2012년까지 33년간 봉직
했다. 이 기간 중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소 소장과 민족문
화연구원 부원장, 원장으로 16년간 재임하며 한국학 연구
역량의 조직과 확충에 공헌했다. 현재 고려대학교 명예교
수이면서, 연세대학교 용재석좌교수(2015)이다.

청년기에는 현대시와 비평 연구자로서 활동하다가 1980
년대부터 조선시대로 관심을 소급하여 고전비평과 시가,
특히 시조를 중심으로 한 서정시 연구에 주력했고, 2000
년대 후반 이래로는 이 두 시대를 가로지르는 문제들을 새
롭게 성찰하는 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저서로 『문학과 역사적 인간』, 『조선 후기의 시경론과 시
의식』, 『한국 현대시를 찾아서』, 『한국문학의 이해』, 『송강
시의 언어』, 『욕망과 형식의 시학』, 『한국 고전문학과 비평
의 성찰』, 『고시조 내용소의 분포 분석과 시조사적 고찰』,
『근대의 특권화를 넘어서』 등이 있다. 영어권에서 출판된
저서로는 Understanding Korean Literature (New York: M.E.
Sharpe, 1997)와 A History of Korean Literature (Cambridge
University Press, 2003, 공저)가 있으며, 2012년에는 제자들과
의 공동작업으로 20여 년 동안 시조 46,400여 수를 집성한
『고시조 대전』을 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