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 도서
현대 영미 철학에서 헤겔로의 귀환
저 자 편집자: 강순전
발행일 2022-04-25
판 형 신A5판
ISBN 9791166841040
페이지수 388
정 가 25,000




실로 헤겔 철학은 영미권 철학에서 오랫동안 거부되었거나 겨우 주변부에서만 다루어져 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매우 놀랍지만 분명하게 감지되는 헤겔로의 귀환이라는 경향이 관찰되고 있다. 영미 철학에서 헤겔은 이제 헤겔 연구자들조차 놀랄 정도로 다시 활발한 논의의 중심에 서 있다.
분석철학의 헤겔로의 귀환을 계기로 현대 영미 철학과 대륙 철학 사이의, 그리고 자연주의적 철학과 관념론적 전통 사이의 오랜 냉전 기간이 지나고, 진기하고 놀랄 만한 담론이 생겨나서 활기를 띠고 있다. 이제 막 시작된 활발한 담론들은 헤겔 연구자들과 분석철학자들을 연결하는 다리를 놓고 그들 사이의 교류를 가능하게 할 뿐만 아니라, 대륙 철학과 분석철학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반적 논쟁에 중요하고도 미래 지향적인 해결책을 제시함으로써, 철학사적으로 매우 의미 있는 국면을 형성할 것이다.
들어가며

제1부 현대 영미 철학에서 헤겔로의 귀환
제1장 현대 영미 분석철학의 헤겔주의적 전회: 왜 칸트가 아니라 헤겔인가? _이병덕
제2장 분석철학과 헤겔 연구의 분기점으로서 무어와 러셀에 의한 “관념론 논박” _크리스티안 슈판, 정대성 역
제3장 감각 소여의 신화와 헤겔적 전회 _권영우
제4장 칸트의 직관-개념 관계 문제에 대한 헤겔적 해결로서 맥다월의 철학 _강순전
제5장 독일 고전 철학과 현대 영미 철학에서 개념과 언어: 개념주의-비개념주의 논쟁을 중심으로 _강순전

제2부 분석적 헤겔 해석과 형이상학적 헤겔
제6장 헤겔 ‘논리학’에 대한 해석의 다양성과 그 문제들 I _이광모
제7장 헤겔 ‘논리학’에 대한 해석의 다양성과 그 문제들 II _이광모
제8장 규범적 존재론으로서 헤겔 논리학: 형이상학적 독해의 관점들 _랄프 보이탄, 강순전 역
제9장 헤겔 철학에서 존재와 사유 _안톤 프리드리히 코흐, 권영우 역
제10장 헤겔 논리학에서 사유와 존재: 헤겔, 칸트 그리고 피핀에 대하여 _스티븐 훌게이트, 서세동·정대훈 공역

부록 한국헤겔학회 창립 30주년 및 국제학술대회 기념 기부자 명단
저자

이병덕
성균관대학교 철학과 교수

크리스티안 슈판(Christian Spahn)
계명대학교 철학과 교수

권영우
고려대학교 철학과 교수

강순전
명지대학교 철학과 교수

이광모
숙명여자대학교 의사소통센터 교수

랄프 보이탄(Ralf Beuthan)
명지대학교 철학과 교수

안톤 프리드리히 코흐(Anton Friedrich Koch)
독일 하이델베르크대학교 철학과 교수

스티븐 훌게이트(Stephen Houlgate)
영국 워릭대학교 철학과 교수

역자

정대성
연세대학교 HK교수

서세동
서울대학교 철학과 박사과정

정대훈
한국과학기술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현대 영미 철학의 황혼과 헤겔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황혼이 저물어야 그 날개를 편다
(Die Eule der Minerva beginnt erst mit der einbrechenden Dämmerung ihren Flug).”


헤겔 하면 떠오르는 것 중 하나는 바로 미네르바의 부엉이와 그것이 유래한 위의 문장이다. 이는 헤겔 『법철학 강요』의 문장으로, 주로 철학의 역할은 앞날에 대한 예측이 아닌 일어난 현상에 대한 분석이라는 의미로 읽힌다. 그런데 황혼은 결국, 찾아올 밤에 대한 전조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는 세상이 어둠에 휩싸였을 때 철학의 역할이 중대해진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그리고 이 문장의 상징적 의미는 현대 영미 철학의 흐름을 보면 의미심장하다고 할 수 있다. 현대 영미 철학이 자체적 모순으로 인하여 황혼의 시기를 맞이하게 되자 헤겔 철학이 다시 자신의 날개를 펼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황혼이 저물면 결국 밤이 찾아오고 이 밤은 달과 별의 순간이다. 현대 영미 철학의 황혼이 저무는 순간에 날개를 펼치기 시작한 헤겔은 다시금 별의 순간(Sternstunde)을 맞이했다. 가히 헤겔 르네상스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로 영미 철학계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이다.

태초에 변증법이 있었다

제논 이래 탄생한 변증법은 소크라테스의 문답법, 플라톤과 칸트를 거쳐 헤겔이라는 철학자와 만나면서 인식을 넘어 존재로 확대되었다. 아마 헤겔 철학을 잘 모르는 이들도, 헤겔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 중 하나로 변증법을 꼽을 것이다. 변증법을 모른다고 해도 ‘정-반-합’은 들어 봤을지 모른다. 헤겔 변증법에 따르면, 인식이나 사물은 테제(정)-안티테제(반)-진테제(합)라는 과정을 거쳐 전개된다. 이러한 헤겔의 변증법 전개 단계 또한, 현재의 흐름에서 상당히 의미심장하다. 이렇게 본다면 헤겔 철학(정)에 대한 반동으로 태동한 영미 분석철학(반)의 헤겔로의 귀환(합) 역시 일종의 변증법적 전개 과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본격적인 질문들이 남아 있다. 영미 분석철학은 왜 다시 그 탄생으로 돌아가 헤겔을 주목하기 시작했는가? 영미 철학이 마주한 분석철학의 모순이란 과연 무엇인가? 그들은 헤겔을 통해 그 모순을 어떻게 해결하고자 했는가? 이 책은 그에 대한 실마리를 알려 줄 것이다.
두 가지로 세분화될 수 있는 이 책의 주제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물음으로 요약될 수 있다. 오늘날 분석철학은 헤겔에게서 무엇을 배울 수 있는가? 헤겔이 초기 분석철학계에서 거의 완전히 배척당한 이후에 분석철학에서 발흥하는 헤겔에 대한 새로운 관심은 어디에 근거하는가? 이러한 물음을 통해, 이 책은 현대 영미 철학에서 진행되는 헤겔로의 전회라는 배경하에서 헤겔 철학과 관련하여 벌어지는 풍부하고 생산적인 논쟁을 탐구한다. 들어가며

최근 셀라스, 브랜덤, 맥다월을 중심으로 일단의 현대 영미 분석철학자들이 칸트주의에서 벗어나 헤겔주의로 전회하게 된 가장 중요한 이유는 반실재론(또는 관점주의)과 실재론 사이의 오랜 갈등을 헤겔주의의 틀 속에서 해결하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 같은 사실은 분석철학이 관념론에 대한 반동으로 태동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다소 아이러니한 일이다. 그렇지만 사유의 발전이 테제와 안티테제 사이의 지양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헤겔주의적 관점에서 보면 어쩌면 자연스러운 귀결일 수도 있다. 제1장 현대 영미 분석철학의 헤겔주의적 전회

요약해 보자. 모종의 판단들은 (감성을 통해서가 아니라) 인간의 이성에 의해서만 파악된다는 사실은 어떤 문젯거리나 (나쁜 의미의) 주관성의 징후가 아니다. 오히려 이성은 경험적 직관들 한복판에서만이 아니라 순수 개념들 한가운데서도 실재성을 띠거나 존재와 접촉할 수 있다. 왜냐하면 세계 그 자체가 판단의 성격을 띠고, 따라서 개념적이기 때문이다. 제2장 분석철학과 헤겔 연구의 분기점으로서 무어와 러셀에 의한 “관념론 논박”

감각 소여의 신화는 감각 소여의 직접적 확실성이 하나의 신화에 불과하다는 감각 소여 이론에 대한 비판이자 인식론적 토대주의에 대한 비판이다. 분석철학계 내부에서 일어난 이러한 비판을 계기로 분석철학의 근간에 새로운 변화가 생기게 된다. 이와 더불어 분석철학의 근간적 변화와 맞물려 분석철학 내부로 헤겔 철학을 수용하는 헤겔적 전회가 이루어지는 중요한 계기가 생기게 되었다. 제3장 감각 소여의 신화와 헤겔적 전회

현대 영미 철학은 러셀과 논리 경험주의를 따라 관념론에 반대하면서 소여에로 전회하였다. 하지만 그들이 성취한 성과에 대한 의심이 증가되면서 현대 영미 철학의 흐름은 토대론으로부터의 이반이라는 뚜렷한 특징을 나타낸다. 이러한 전환과 더불어, 더 이상 잘못된 역사적-적대적인 관점에서 헤겔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구성적이고 체계적인 관점에서 헤겔을 수용하는 움직임이 일기 시작한다. 제4장 칸트의 직관-개념 관계 문제에 대한 헤겔적 해결로서 맥다월의 철학

맥다월은 칸트의 직관과 개념의 종합 문제를 헤겔식으로 해결하면서 개념주의적 칸트를 통해 토대론과 정합론 사이에서 벌어진 분석철학의 오랜 분쟁을 해소한다. 이러한 과제를 수행하는 맥다월의 저술 『마음과 세계』는 칸트의 문제에 대한 개념주의적 해석으로 가득 차 있고 헤겔의 이름은 등장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칸트 해석이 헤겔의 단초에 근거하고 있는 것임을 그 책의 서론에서 자신의 책이 “헤겔 『정신현상학』의 서론”으로 읽히기를 희망한다는 말을 통해 고백한다. 제5장 독일 고전 철학과 현대 영미 철학에서 개념과 언어

하버마스가 말하듯이 현대의 철학적 논의의 지평은 ‘탈형이상학적 사유’, ‘언어적 전회’, ‘이성의 정향화’ 등에 의해 이루어진다. 이러한 지평 속에서 전개되는 논의들은 주로 언어적 표현의 의미가 어떻게 주어질 수 있으며, 존재하는 것이 그것에 대한 우리의 사고나 언어적 표현과 독립해서 존재할 수 있는지에 대한 문제로 귀결된다. 전자를 의미론 논쟁이라고 한다면 후자는 실재론 논쟁이라고 할 수 있다. 헤겔 ‘논리학’의 현재적 의미가 개진되는 것도 바로 이러한 영역이다. 제6장 헤겔 ‘논리학’에 대한 해석의 다양성과 그 문제들 I

헤겔의 ‘논리학’은 단순히 대상을 인식하기 위한 사유의 조건을 고찰한다는 의미에서의 초월론 철학이 아니며, 그렇다고 사유 규정이 곧 존재 규정이라고 주장하는 아리스토텔레스적인 의미의 형이상학도 아니다. 헤겔의 ‘논리학’은 오히려 “선험적으로 대상과 관계를 맺는 개념들을 고찰한다”는 의미에서 초월론 철학이며 동시에 “사물의 본질을 사상 속에서 파악한다”는 의미에서 형이상학이다. 제7장 헤겔 ‘논리학’에 대한 해석의 다양성과 그 문제들 II

형이상학적 헤겔에 대한 물음이 현재적으로, 다시 말해서 분석적인 철학이 모종의 지배력을 발휘하고 있는 배경하에서 다시 의미를 얻을 수 있었다는 사실은 우선 놀라운 것임에 틀림없다. 헤겔이 분석적인 특징을 띤 전통에서 다시 주목을 끌 수 있었다는 사실은 일종의 아이러니라고 할 수 있다. 더욱이 헤겔이 더 이상 경멸의 대상으로만이 아니라 그동안 새로 획득해야 하는 이론적으로 중요한 대상으로서 주목받았기 때문에 그렇다. 제8장 규범적 존재론으로서 헤겔 논리학

논리적 선언주의를 부정하는 사람이 반드시 논리적 연언주의자일 필요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헤겔은 논리적 연언주의자다. 그는 우리가 순수한 긍정 속에서 부정과 모순을 생각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더 정확히 말해 우리의 사유는 부정하는 활동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우리는 한 번도 어떠한 순수한 긍정에 관해 사유해 본 적이 없다고 헤겔은 주장한다. 헤겔에 따르면 부정은 모순으로 이끌어진다. 그리고 결론적으로 사유는 본질적으로 모순 속에서 완성된다고 주장한다. 제9장 헤겔 철학에서 존재와 사유

헤겔의 사변 논리학은 순수 사유에서 시작하여 어떻게 그러한 순수 사유가 발전하는지를 보여 준다. 사유(가령, 상상력 대신)에 관한 이러한 천착 덕분에 헤겔의 과업은 논리학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그는 이 논리학이 사유만이 아니라 또한 존재와 관련이 있으며, 그래서 존재론, 또는 형이상학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고수한다. 헤겔의 말을 따르면 논리학은 “순수 사유의 학문”이지만, 이 학문에서는 “존재가 순수 개념 그 자체로, 그리고 순수 개념이 진정한 존재로 알려진다.” 제10장 헤겔 논리학에서 사유와 존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