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 도서
아리스토파네스 희극론
저 자 류재국
발행일 2023-02-06
판 형 신국판(152*225)
ISBN 9791166841583
페이지수 532
정 가 32,000




아리스토파네스 희극론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최초의 도서
고대 희극론의 정수를 맛보다

국내 희극론의 권위자 류재국 교수가 다년간에 걸쳐 아리스토파네스의 희극론을 학문적이고 체계적으로 정리한 국내 최초의 도서다. 국내 아리스토파네스에 대한 관련 자료란 일부 논문에서 그를 분석한 자료 혹은 번역서에 불과했었는데, 그러한 아리스토파네스를 보다 자세하고 체계적으로 분석하여 그가 추구한 이상과 삶의 태도 등이 무엇이었는지를 면밀하게 살핀다. 따라서 이 책 한 권을 통해 현존하는 아리스토파네스의 11개의 작품과 더불어 그를 분석하는 다양한 이론들을 총체적으로 만나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저자는 오랜 시간 동안 비극보다 상대적으로 수준이 낮은 것으로 이해되어 왔던 희극론이 세간의 이해와는 달리 문학적, 철학적, 시사적, 윤리적 차원을 아울러 어떤 분야에서도 부족함 없는 수준 높은 연극 이론 분야임을 보여 준다. 이러한 세간의 이해는 많은 경우 희극이란 장르를 그저 웃고 떠드는 장르로 이해해 왔다는 사실에 기인한다. 그러나 저자는 아리스토파네스의 ‘익살’과 ‘희화’라는 희극의 도구를 통해 수준 높은 희극이란 무엇인지를 제대로 보여 준다.

저자는 44개의 원본 작품 중 현재 남아 있는 아리스토파네스의 11개의 작품을 단지 연극이론적인 측면에서만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간학문적 시각에서 포괄적으로 분석한다. 한편으론 무거울 수 있는 주제들을 손쉽게 풀어씀으로써 일반 독자들을 대상에게도 고대의 한 문학 장르에 대한 접근성을 늘렸다.
책머리에 4

제1장 현실을 관통하는 희극적 소명 15

제2장 고대 그리스 희극의 성격과 특징 31
1. 고대 그리스 희극 이론 33
1) 희극의 본질과 드라마의 형태 33
2) 웃음을 통한 해체의 형이상학 47
2. 구희극과 아리스토파네스 68
1) 구희극의 지향점 68
2) 위기의식에 대한 토로 97

제3장 아리스토파네스 희극의 형태 및 구조 119
1. 위선적 권위에 도전하는 웃음의 미학 121
2. 현실 인식을 개진하는 본질적 사고 132
3. 현실 세계의 문제해결을 위한 폭로의 공간 146

제4장 아리스토파네스 희극의 핵심 요소 157
1. 희극의 논쟁 양식 162
1) 경쟁으로서 아곤의 본능 162
2) 아곤의 희극적 테크닉 170
3) 아곤의 적용 177
2. ‘파라바시스’의 등장 188
1) 파라바시스의 규범과 일반화된 충고 188
2) 기발한 착상에 의한 중재 역할 196
3) 파라바시스의 적용 203

제5장 평화운동 실현을 위한 일탈 211
1. 「아카르나이의 사람들」 218
2. 「평화」 235
3. 「리시스트라테」 255
4. 소결: 대외전쟁에 대한 능동적인 반대 의지 278

제6장 삶의 가치 기준에 대한 동시대의 해석 285
1.「구름」 288
2.「테스모포리아 축제의 여인들」 325
3.「개구리」 343
4. 소결: 불평등 사회의 모순에 대한 충고 370

제7장 부패한 정치사회제도에 대한 저항 377
1. 「기사들」 381
2. 「말벌」 395
3. 「새들」 416
4. 소결: 권력의 속성에 대한 경종 431

제8장 불완전한 이상과 공상 437
1. 「여인들의 민회」 440
2. 「부의 신」 459
3. 소결: 불완전한 인간의 본색 475

제9장 삶의 본질과 마주한 희극 481
1. 고단한 삶에서의 휴식과 여가의 텍스트 483
2. 동시대가 수용한 연극적 교육공간 489
3. 사회제도의 본질적 변화를 위한 정치 참여 495
4. 어리석은 인간 행동의 결점에 대한 반성과 성찰 502

인용문헌 511
찾아보기 524
류재국
철학박사, 고대희극 연구자, 연극 제작자이다. 중앙대학교 예술경영학과, 인문대학 철학과에서 수학하였고, 아리스토파네스 희극에 대한 철학적 연구로 예술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중앙대학교 미래교육원에서 공연예술학부 주임교수를 역임하였고, 동 대학 교양학부와 문화예술교육원, 경기대학교 한류문화대학원에 출강하고 있으며, 연극적 사명을 위해 극단 ‘호메로스’를 창단하여 실험에 기반한 연극을 제작하고 있다. 한국문화예술산업진흥회에서 인문예술연구소장으로, The Asia N에서는 문화비평 칼럼니스트로활동하고 있다.
저술 활동으로 전쟁과 평화, 신화와 문학, 정치와 민생, 가정과 국가, 소통과 화합 등에 대해 적극적 관심을 가지고 연극적 비판의식과 상호작용에 대해 분석하는 다수의 논문 이외에 『브레히트 연극사전』(공저)이 있다.
고대 그리스를 향한 아리스토파네스의 외침
가벼움과 무거움 사이, 희극을 통해 비극을 말하다.
희극이라는 소재에 ‘론(論)’이라는 말을 붙인다는 것이 한편으로는 많은 이에게 생소할 수 있다. 희극의 ‘가볍다’는 이미지와 이론의 ‘무겁다’는 이미지가 쉽게 어우러지지 않기 때문이다. 학문의 깊이를 더하는 것을 직업으로 삼는 소위 ‘학자’들의 작업은 마치 이런 세간의 통념이 옳기라도 하다는 듯이 비극은 우월한 것, 희극은 열등한 것이라고 평가해 왔고 실제로도 희극은 그저 그런 취급을 받아 왔다. 그래서인지 비극은 학문적인 분야, 희극은 문학을 다루며 비극의 반대 급부로 다루어지는 한 분야로서 다루어져 왔던 것이 현실이다.
희극은 주로 ‘웃음’이라는 자칫 가벼워 보이는 소재를 사용한다. 그러나 저자가 소개하는 아리스토파네스의 희극은 그 동일한 수단을 사용하지만 그 성격은 그와 정반대이다. 비극이 다소 문학적인 성향에 집중하여 픽션에 기반한 이상을 꿈꾸지만, 아리스토파네스의 희극은 철저하게 현실에 기반한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설명한다. 이상과 현실의 괴리가 말 그대로 ‘웃기는 상황’ 그 자체라는 사실을 드러내는 것이다. 다시 말해, 무엇보다 가볍고 편한한 소재로 가장 진중하고도 무거운 현실을 드러내고자 한 것이다. 그 목적을 위해 사회적정치적 권력자들, 영향력 있는 이들에 대한 비판을 서슴지 않으며, 고대 아테네 현실 속 많은 이들이 애써 외면하고자 한 현실을 폭로하고자 한 가장 깊이 있는 현실 문학으로서의 기능을 수행해 냈다.
이 책은 아리스토파네스의 희극을 언론의 기능에 비유한다. 민주주의의 발흥지인 고대 그리스 아테네에서 행해졌던 연극으로서의 현실 문학인 희극은 희극을 꿈꾸었던 비극적 현실에 대한 현실적 비판임을 분명하게 설명할 뿐 아니라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무엇을 사고하고 무엇을 생각하며 살아가야 하는지 설명해 주는 비판적 해설서라고 할 만하다.

아테네의 이모저모를 엿보는 다양한 작품들
현존하는 아리스토파네스 희극 11작품 모두를 한 권으로 만난다.
해당 작품은 그동안 번역서 및 아리스토파네스를 분석하는 다양한 논문들만이 존재했던 데 반해 그의 전 작품을 학문적으로 정리하고 있다. 단순히 그 작품의 해제와 같은 진부한 설명을 더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문학이론, 철학적 논거, 사회문화적 이슈 등을 도입하여 현대적인 이슈로의 재생산을 끌어낸다. 아리스토파네스의 현존하는 작품 11개를 테마별로 분석하여 작품의 의도, 당대의 분위기와 사회적 배경 등을 종합적으로 재구성한다. 이는 마치 현대와 고대의 다리를 놓는 작업과도 같다. 이를 통해 현대에 사는 누구나 고대 그리스의 일반 시민들이 어떻게 살아갔는지, 그들의 현실적인 문제와 고민은 무엇이었는지를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요컨대, 국내 저술된 다양한 논문과 번역서를 더욱 깊이 이해하게 돕는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다.

아리스토파네스 희극론,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 2편을 잇고자 하는 과감한 시도
오늘날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은 한 권으로 전해진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시학󰡕의 도입부를 마치고 제6장을 시작하면서 “육절운율에 의한 모방과 희극에 관해서는 뒤에 이야기하기로 하고, 먼저 비극에 관해 이야기하기로 하자”라고 말한다. 곧이어 비극과 서사시를 다루고는 제26장에서 책을 끝맺는다. 그러면 희극은 어디 있는가? 분명히 희극에 대한 언급을 꺼내놨으니 썼을 것이다. 그 근거로 아리스토텔레스는 󰡔수사학󰡕에서 이런 말도 한다. “우스꽝스러운 것들에 관해선 따로 󰡔시학󰡕에서 정의해 놓았다.” 여기서 말하는 󰡔시학󰡕은 2권을 말하는 것이다. 실제로 많은 학자들은 아리스토텔레스가 󰡔시학󰡕 제2권을 저술했고, 그곳에서 아리스토파네스의 희극을 다루었으리라 추정한다. 서기 3세기, 󰡔유명한 철학자들의 생애와 사상󰡕으로 유명한 그리스 철학자 디오게네스 라에르티오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이 두 권으로 이루어졌다고 기록한다. 하지만 두 권 가운데 비극과 서사시를 논의한 제1권만 전해질 뿐, 제2권 소실되었다.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이라는 소설에서 이 질문에 답하고 있지만, 중요한 것은 󰡔시학󰡕 제2권이 이 세상에 없다는 것이다. 제2권에는 아리스토텔레스가 그보다 62년 먼저 태어나서 활동한 아리스토파네스의 희극 이야기와 방식을 두고 썼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로부터 2,400년이 지난 2022년, 우연하게도 연구자의 󰡔아리스토파네스 희극론󰡕이 아리스토텔레스의 잃어버린 󰡔시학󰡕 제2권이 되어 버린 셈이다.
p. 17 당시 젊은 희극시인들은 정치적 수단으로서 연극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연극을 통해 현실을 직시하게 하고 소통하게 하는 예술적 소명 자체를 묻고 추구했다. 특히, 그들은 부패를 거듭하며 인간의 생존권마저 훼손하고 있는 아테네의 사회 현실에 대해 날카로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p. 37 일반적으로 희극이란 사회의 병폐나 인간의 근원적인 모순성을 풍자적으로 표현함으로써 웃음을 통해 마주하는 관객의 지성에 호소하며 그 본질을 교정하고자 하는 연극의 한 형태라 할 수 있다. 희극은 그 본질상 웃음을 통해 사회를 교정한다는 사회풍자 혹은 사회 비판의 목적을 가진다. 그런 의미에서 풍자가 신랄할수록, 공격이 날카로울수록 희극의 목표달성이 더 잘 이루어질 수도 있다. 이들의 공격이나 풍자의 대상은 죄악, 어리석음, 탐욕, 위선 등 인간성의 문제일 수도 있고 사회제도 등 그 범위는 작가의 관심이 미치는 한 얼마든지 가능하다. 마음껏 공격해서 때로는 쓰디쓴 웃음을 자아내는 이런 소위 사회 비판적 희극도 구조 면에 있어서 한결같이 결말은 행복하게 끝난다. 그래서 희극이 삶의 현장과 마주하고 있다는 것이다.

p. 78 아리스토파네스 희극의 구성을 분석해 보면 다음과 같은 고정적인 틀을 발견할 수가 있다. 즉, 어떤 우스꽝스러운 인물이 등장하여 세상을 바로잡기 위한 기발하면서도 어처구니없는 아이디어를 내놓으면 코로스는 이에 격렬한 반대를 하거나 열렬한 지지를 보낸다. 떠들썩한 장면이 그치면 토론이 전개된다. 코로스는 토론에서 어떤 결론이 나오게 되면 시인을 대신하여 관객을 향하여 연설을 하는데 이 연설은 신을 찬미하는 짤막한 노래와 교체하면서 한참 계속되다가 마지막에 잔치로 끝난다.

p. 125 희극은 진보적이다. 그것은 현실의 모순에 괴로워하며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현실의 한계를 비판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우리의 정신을 획일적으로 만들려는 지배 제도에 대항하여 비판적 무기로 기능할 수 있다. 희극은 공식적인 세상 앞에 거울을 들이밀어 가면 쓴 사회의 진짜 모습을 보여 준다. 이를 통해 위선적인 사회의 근엄한 모습 뒤에 숨어 있는 삶의 실체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희극 속에서 웃음이 표방하는 것도 위대한 인간이 그토록 보잘것없으며 유치하기 그지없다는 사실을 드러내는 것이다. 우리가 그동안 비판 없이 받아들였던 것을 부정하고 모순이나 어리석음 같은 부정적인 것으로 치부했던 것을 긍정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 또한 웃음의 미학적 표현방식이다. 따라서 아리스토파네스가 제공하는 희극의 공간은 또한 서로 모순 관계에 있는 다양한 가치와 세계관이 공존하는 가상적인 삶의 본질에 접근하는 장치인 것이다.

p. 187 마찬가지로 아리스토파네스의 희극들을 보면, 정치풍자 성향의 작품들로서 외설적이고 투박하기는 하지만 저급한 코미디는 아니다. 그는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문제의식을 희극이라는 예술형식으로 공격의 축을 통해 세웠고, 고대 희극의 지적, 예술적 기준을 한 단계 높인 공로자로 인정되는 사람이다. 아리스토파네스는 그의 작품 속에서 공동체적 정신, 윤리적 규범, 시대정신을 대변한 해학적 행동들을 극적으로 표현하였다.

p.213 고대 그리스에서 평화란 전쟁에서 승리한 자들에게만 허락된 권리이자 일종의 보상이었다. 전쟁에서 패할 경우는 생존이 위태로웠고, 설령 목숨을 부지하더라도 인간다운 삶은 불가능했으며, 그런 이유에서 공동체의 존립은 위태로운 지경에 처한다. 이런 와중에 기원전 5세기 고대 그리스의 대표적 희극시인 아리스토파네스는 그의 작품에서 전쟁을 반대하고 노동과 정의를 통해 평화로운 삶을 희망을 소개한다. 「아카르나이의 사람들」, 「평화」, 「리시스트라테」는 아테나인들이 염원하는 평화를 소재로 극화한 작품들이다.

p. 317
그러나 연극 밖에서의 지성의 역할에 관한 탐구는 소크라테스의 평생의 과제였다. 이 연구의 바탕 위에서 인간의 지혜나 탁월성에 관한 연구가 가능하다고 믿었던 것이다. 이 과업을 수행하느라 소크라테스는 지성인임을 자처하는 수많은 소피스트의 허구를 폭로했고, 그들의 공공의 적이 되었으며, 이윽고 기소당하게 된 것이다.


p. 476 아리스토파네스는 인간의 불완전성을 웃음거리로 만들려는 것이 아니다. 다만, 그가 추적하는 과도한 완벽함이 오히려 인간적 불완전성과 보잘것없음의 본질이라는 것을 드러내면서, 특별한 권리와 권위, 완벽함을 조롱하고자 한다. 「여인들의 민회」에서는 사회문제에 대한 자유와 유토피아에 대한 주제들이 초기 작품들과는 달리 약간은 불완전한 매듭을 짓는다. 후기 작품들은 아곤적 분규가 일어난 문제의 해결보다는 억지로 웃기려는 의도를 보이고 있으며, 겉보기에만 완벽한 희극의 약점과 불완전성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이후 신희극 시대의 분위기로 변해 가고 있음을 암시하는 것이다.

p. 493 풍자적인 것과 해학적인 것은 공통된 기능을 지니고 있다. 바로 치유의기능이다. 아리스토파네스는 자칭 아테네 민중을 가르치는 교육자였으며, 희극을 통한 현실 세계의 인식은 그가 제공하는 사회치료법의 한 부분이다. 희극의 풍자와 해학이 넘치는 희극의 웃음은 스스로 진정한 본성을 돌아보게 한다. 아리스토파네스가 그의 희극에서 추구하는 웃음은 마치 영혼이 육체로부터 분리되어야 온전한 삶을 유지할 수 있기라도 한 듯, 육체와 영혼이 하나가 되면 당연히 서로의 숨결이 되기를 포기해야 한다는 듯하지만, 그렇게 쉽사리 영혼과 육체의 분리를 요구하지 않는다.